제66화
강유진은 무려 40분이나 기다린 끝에 겨우 택시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집에 도착했을 땐 이미 자정이 훌쩍 넘어 있었다.
정말이지 지친 하루였다. 억지로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나왔지만 머리를 말릴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그냥 그대로 침대에 몸을 던지자 눈을 감는 순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다행히 주말이라 강유진은 오랜만에 늦잠을 잘 수 있었고 눈을 뜨자마자 닭곰탕을 끓여 병원에 있는 강서영을 보러 갈 준비를 했다.
막 현관을 나서려는데 관리사무소 청소 아주머니의 불평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이렇게 몰상식하게 비상구에서 담배를 피워대는 거야!”
...
병원에 도착했을 때, 강서영은 눈에 띄게 회복된 모습이었다. 예전보다 훨씬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닭곰탕을 다 먹은 뒤,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강유진에게 퇴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병원에만 있으니까 답답해서 그래.”
하지만 강유진은 진짜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돈이 아까워서였다.
“엄마, 저한테 말해봤자 소용 없어요. 의사 말 들어야죠. 의사가 퇴원하라고 하면 그때 나가는 거예요.”
그 말에 강서영은 금세 입을 다물었다.
분명 의사에게 퇴원을 거절당했으니, 딸을 설득해 보려 했던 것이다.
“답답하면 내가 데리고 나가서 산책이라도 시켜 줄게요. 바깥 공기라도 쐬고 오죠.”
“근데 날씨가 좀 안 좋긴 해.”
전날 내린 비로 기온이 뚝 떨어져 있었다.
강유진은 결국 강서영을 데리고 병원 옆 공원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웨딩 촬영을 하는 커플이 눈에 들어오자 강서영은 발걸음을 멈췄다.
그녀의 눈빛이 반짝였다. 마치 딸이 언젠가 저렇게 웨딩드레스를 입을 날을 상상하는 듯했다.
강유진은 그 모습에 괜히 가슴이 시렸다.
“유진아, 너랑 재호는 언제 결혼할 거야?”
강서영이 은근한 기대를 담아 물었다.
강유진은 목이 메어 겨우 대답했다.
“그게... 너무 바빠서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강서영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바빠도 벌써 7년째 사귀고 있잖니. 오래 사귄 커플일수록 결혼이 늦어진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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