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전화 통화를 반쯤 엿들은 신시후가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띠었다.
“왜 오늘은 순진한 고양이처럼 굴지 못하는 거죠?”
홍유빈의 목소리에 살짝 짜증이 묻어났다.
“시후 씨, 왜 자꾸 제 통화를 엿들어요?”
“정말 양심 없는 여자네요.”
신시후가 빙그레 웃으며 대꾸했다.
“유빈 씨를 구해주지 말 걸 그랬어요.”
홍유빈은 자기가 실수한 것을 깨닫고 얼른 웃음으로 무마했다.
“시후 씨, 크루즈 커플 티켓이 마음에 안 드시면 다른 거로 바꿔 드릴게요.”
신시후는 그녀를 힐끔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 좋아요.”
“그럼. 커플 시계로 드릴게요.”
홍유빈은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남남용이랑 남녀용 중에 어느 쪽으로 드릴까요?”
신시후의 입가가 확 굳어졌다.
“여자용이랑 남자용이요. 유빈 씨, 커플용이 뭔지 따로 설명해 줘야 해요?”
홍유빈은 어색하게 웃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이 사람 정말, 갑자기 왜 기분이 상한 거지?’
안서화는 딸에게 차단당한 사실을 바로 알았다. 강도형이 물어봤을 때는 아직 그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강도형은 그저 딸이 조금 속상한가보다 싶었다.
안서화는 생애 처음으로 늘 순종적이던 딸이 화를 내는 모습을 보았다.
자신이 약간의 편애는 있다고 인정했지만, 남편이 돌아가신 후 강씨 가문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강다혜에게 더 잘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강다혜가 어머니와 아버지의 창백해진 얼굴을 보고 물었다.
“아빠, 엄마, 언니가 또 무슨 일이에요?”
강다혜의 ‘또’라는 말에는 불씨가 숨어있었다.
“다혜야, 유빈이 너만큼 마음 씀이 곱고 철든 애면 얼마나 좋을까.”
안서화는 한 마디로 두 딸을 모두 다독이는 듯했다.
강다혜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엄마, 언니는 아직도 저를 미워하는 것 같아요.”
잠시 멈추고는 신중한 어조로 속삭였다.
“엄마도 모르시는 것 같은데 유빈 언니가 예전에 민호 오빠 밑에서 비서로 일할 때 민호 오빠한테 마음이 있었나 봐요.”
“뭐?”
안서화가 깜짝 놀랐다.
“유빈이가 그런 마음을 품고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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