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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5화

어쩔 수 없이 세 사람은 방 안에서 나왔다. 기옥은 걱정하며 물었다. “언니, 할아버지는 여태껏 약을 드시지 않아서 완쾌되지 않은 겁니까?” 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내 생각에는 그런 것 같구나.” “다만 성주 어르신께서 약을 거부하는 이유를 모르겠어.” “그중에 무슨 속사정이라도 있는 걸까?’ 낙요는 생각하더니 또 말했다. “이 일을 일단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거라. 우선 방법을 생각해서 성주 어르신의 병부터 치료하자꾸나.” 기옥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또 물었다.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약을 마시지 않는다고 억지로 부어 넣을 수도 없는 일이에요. 혹시 또 다른 치료 방법이 있습니까?” 낙요는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있어. 침을 놓을 수 있거든.” “성주 어르신이 깊이 잠든 상황에서 침을 놓으면, 모르실 거야.” 기옥의 눈동자가 반짝이었다. “좋은 방법입니다!” 점심때, 허서화는 직접 요리하여 한 상 푸짐하게 차렸으며, 몹시 열정적으로 그들 세 사람을 접대했다. 밥상 위에서 술도 따라주고 반찬도 집어주었다. “옥아, 모처럼 왔는데, 몹시 바쁜 것 같구나. 지금 일이 끝나면 바로 떠나야 하지 않느냐?” “그래서 내가 수중의 일을 잠깐 뒤로 미루고, 며칠 동안이라도 옥이와 함께 지내려고 한다. 성밖에 나에게 별원 화원이 하나 있는데, 산 전체가 과수원이야. 혹시 관심 있으면, 우리 함께 그곳으로 가서 며칠 쉬다 오자꾸나.” 이 말을 들은 기옥의 두 눈은 반짝이었다. “산 전체가 과수원이라고요?” “그럼, 지금쯤 아마… “ 허서화는 웃으며 말했다. “산에 과일이 주렁주렁 달렸으니, 너희들은 가서 마음껏 딸 수 있다.” “그리고 이 춘풍주도 우리 집 열매로 담근 거야.” “당신들 혹시 술을 빚을 줄 알면, 술도 빚어 볼 수 있소.” “3년 전 나와 옥이 어머니는 술 한 단지를 묻어두면서, 3년 후 함께 파내기로 약속했소.” “하지만 술을 파내기도 전에 그녀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소… “ 이 말을 하는 허서화의 눈빛은 침울해졌으며, 유감스럽다는 듯 탄식했다. 기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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