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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화

“이 별원은 오랫동안 사람이 지내고 있지 않았기에 아주 더럽습니다. 왕비 마마, 우선은 정원에 잠깐 앉아 계세요. 제가 방 안을 깨끗이 청소해 놓겠습니다.” 지초는 그 말과 함께 물건을 내려놓고는 방 안을 청소하기 위해 빗자루를 가지러 갔다. 낙청연은 매화나무가 가득한 정원에 있는 돌의자에 앉아 지초가 들락날락하며 바삐 돌아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지초가 가지 않은 곳의 바닥에 깊고 얕은 발자국이 남아있는 게 보였다. 낙청연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나침반을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싸늘한 바람이 불어오자 나침반이 조금씩 움직였다. 밤의 장막이 드리워져서야 지초는 겨우겨우 저택의 반을 청소했다. 방 안으로 들어간 낙청연은 촛불을 밝힌 뒤 침상을 정리했고 지초는 부엌에서 간단히 죽을 끓여서 가져왔다. 두 사람은 간단히 배를 채웠다. 낙청연이 수저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오늘 밤 내 방에서 자거라. 이곳에는 숯이 없어 밤에는 추울 것이다.” “알겠습니다.” 지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텅텅 비어있는 큰 저택이 조금 무서웠다. 저녁을 먹은 뒤 낙청연은 내일 할 일을 지초에게 말해줬다. 그녀는 내일 산으로 들어가 먹을 것을 구하고 내친김에 약초까지 구해 올 셈이었다. 그리고 지초는 근처 마을에 가서 숯과 쌀, 밀가루 같은 것을 사 오기로 했다. 겨울에 접어드니 해가 빨리 저물었고 밤에는 상당히 추웠기에 두 사람은 일찍 잠을 청했다. 저택 바깥이 텅 비어있어 그런지 바람 소리가 무척 또렷하게 들려왔고 어쩐지 소름이 돋았다. 끄지 않은 방 안의 촛불은 창문 틈새로 들어오는 바람에 이리저리 끊임없이 일렁였다. 지초는 바닥에 푹신한 것을 깔아 놓고 누워있었는데 너무 무서워 눈을 꼭 감았지만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다. 반대로 낙청연은 두 손을 교차한 채 머리를 받치고는 방문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역시나, 자시쯤이 되자 정원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끼익— 방문이 살짝 열리는 소리에 지초는 모골이 송연해 벌떡 일어나 앉았고 방문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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