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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3화

“너 어떻게 취혼산에 들어간 거야?” 낙현책은 넋을 잃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제가 실수로 들어간 겁니다.” “잘 알지도 못하고 군주님께 폐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낙요는 그가 고의로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하지만 낙요는 따지지 않았다. “그럼 다음부터는 조심해. 제사 일가에서 무슨 어려움이 있으면 둘째 사부님을 찾아가. 그럼 널 도와줄 거야.” “요즘 너 몸에 상처가 너무 많이 난 것 같아.” 그러자 낙현책은 황급히 말했다. “이건 제 스스로 연습하다 넘어진 거예요. 군주님께 걱정을 끼쳐드렸습니다.” 낙현책이 자신이 괴롭힘을 당한 일을 조금도 말하려 하지 않자 낙요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이 길로 내려가면 제사 일가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나도 조정에 가 봐야겠다. 그리고 내가 여기에 왔었다는 건 아무에게 말하지 말아.” 낙현책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러자 낙요는 몸을 돌려 날아갔다. 낙현책은 몸을 일으켜 군주님이 떠난 방향을 바라보다가 산을 내려와 무사히 사제 일가로 돌아갔다. 돌아온 낙현책을 본 제자들은 모두 수군대기 시작했다. 낙현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절뚝거리며 숙소로 돌아가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런데 방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유생이 들어왔다. “낙현책, 너 괜찮아?” 옷을 갈아입던 낙현책과 마주친 유생은 깜짝 놀라 황급히 등을 돌렸다. “나…… 너 옷 갈아입는지 몰랐어.” 말을 마친 유생은 몸을 돌려 방을 나간 후 문을 닫았다. 낙현책은 담담하게 옷을 마저 갈아입고 차가운 눈빛으로 방문을 열었다. 그의 모습을 본 유생은 쑥스러운 표정으로 약병을 건넸다. “이거로 상처 치료해.” 낙현책은 덤덤하게 유생을 한 눈 보고 약을 받지 않았다. “왜? 내가 널 해칠까 봐 그러는 거야? 사부님이 주신 거라 나도 아끼던 약이야.” 유생도 이번엔 좀 지나쳤다는 걸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도 취혼산은 함부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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