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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그럼 포기하시지요. 당신은 여기서 나가지 못할 겁니다.” 낙청연은 말을 마친 뒤 그대로 몸을 돌려 떠났다. 금고는 깜짝 놀라더니 긴장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미간을 구긴 그녀가 입을 열려고 했으나 낙청연은 이미 멀어져서 시야에서 사라졌다. 무슨 뜻일까? 부설은 무슨 뜻으로 저런 얘기를 한 걸까? 어떻게 저렇게 자신 있게 얘기하는 거지? 왜? 낙청연은 그곳을 떠난 뒤 후원에 가서 하 대인을 만났다. 하 대인은 하인을 물렸고 마당에는 두 사람만 남았다. “부조가 하 대인을 의심하지 않겠지요?” 낙청연이 묻자 하 대인은 고개를 저었다. “부설루에서 벌어진 일이고 또 많은 사람이 보고 있었기에 사람들 앞에서 사사로운 정에 얽매이어 일을 처리할 수는 없었고 또 7황자도 그곳에 있었기에 금고를 구할 수 없었다고 얘기했소.” 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행입니다. 그가 하 대인께 금고를 구해달라고 요구하지는 않던가요?” 하 대인이 대답했다. “아직은 그런 말 없었소. 다만 상세한 상황을 물었을 뿐이오.” “그래요, 알겠습니다.” 낙청연은 말을 마친 뒤 곧장 자리를 뜨려고 했는데 갑자기 무언가 떠올라 걸음을 멈추고 하 대인에게 물었다. “막섬옥은 언제 갇힌 겁니까? 무슨 일을 저질렀답니까?’ 하 대인은 그 말에 놀란 얼굴로 말했다. “부설 낭자를 모함해서 잡힌 것이 아니오? 섭정왕의 명령에 따라 잡은 것이었소.” 그 말에 낙청연은 조금 놀랐다. 섭정왕이 내린 명령이라니... “그저 확인해 본 겁니다.” 관청을 떠나기 전 낙청연은 어쩐지 마음이 소란스러웠다. 그러나 자세히 생각해보면 부진환이 그녀 대신 화풀이 해주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닐지도 몰랐다. 그러니 굳이 마음에 둘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낙청연은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 낙청연은 먼저 시장에서 선물을 고른 뒤 부씨 저택으로 향했다. 그의 집 앞에서 반 시진 정도 기다리니 그제야 문이 열렸고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녀를 봤을 때 부조는 표정이 굳어서 부자연스러웠다. 마치 마음의 준비를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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