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3화
“손자는 없어졌지만 회장님은 아직 증손주들이 있잖아요. 유희 아가씨가 아이를 세 명 낳았잖아요.”
육원산은 자기도 모르게 원유희 그리고 세 아이를 생각했다.
원유희는 육원산의 첫아들의 아이기도 하다. 만약 윤정이랑 연을 끊지 않았더라면 일이 이 지경까지 이르렀을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첫째가 간 후로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했네. 시간 내서 한번 가야겠어!”
“네.”
육원산은 차를 타고 직접 묘지로 갔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이미 계단의 최상층까지 올라간 여자를 보았다.
등을 돌리고 있었고 한 손에는 꽃, 다른 한 손에는 지팡이 들고 있었는데 조금씩 더듬으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여자 뒤에는 한 남자도 있었다. 그 남자는 여러 물건을 들고 있었다.
이 여자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원유희였고 뒤따른 사람은 운전기사였다.
원유희는 기억을 잃은 후부터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를 보러 온 적이 없었다. 기억이 돌아오고 나서도 눈이 안 보여서 미뤘다.
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의 죽음은 그녀에게 있어서 마음속의 가시로서 수시로 가슴을 찔러 그 고통을 참을 수 없었다.
묘비 앞까지 더듬어 가자 기사가 도착했다고 얘기해줬다.
원유희는 내려앉아 꽃을 놓았다.
“아빠, 엄마, 저 왔어요. 죄송해요, 좀 바빠서 여태껏 오지 못했어요. 저 보고 싶었죠?”
앞에 있는 돌을 만져보니 안에는 꽃은 물론이고 아무것도 없었다.
‘나 빼곤 찾아오는 사람도 없네.’
이 순간 윤설에 대한 원유희의 원망은 하늘을 찔렀다.
원유희는 손을 뻗어 묘비에 있는 사진을 만졌다. 왼쪽에는 윤정의 사진이었고 오른쪽은 원수정의 사진이었다.
만질 수는 있었지만 볼 수는 없었다.
원유희의 초점이 맞춰지지 않는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엄마 아빠, 지금 같이 계시죠? 그렇다면 마음이 많이 놓이네요…….”
원유희는 목이 멨다.
“저 어제 꿈꿨는데 꿈에서 전 아직 어린애였고 엄마는 아직 고모였어요. 고모는 먹을 것도 사주고 이쁜 옷도 사주고 같이 놀러 가줘서 고모를 볼 때마다 아주 기뻐했죠…… 그리고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