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9화
왜 토했는지 자신도 알 수 없었다. 아침에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 걸까?
사무실로 돌아와 좌석에 앉은 그녀는 서랍에서 문구용 칼을 꺼내 팔뚝 피부에 그었다.
“아!”
원유희는 입술을 깨물고 아픔을 참았다. 이렇게 해야만 자신의 마음이 좀 편안해질 것만 같았다.
그때, 책상 위의 휴대폰이 울렸다. 표원식에게서 온 전화였다.
“여보세요…….”
“괜찮아요?”
“회사에 있어요. 괜찮으니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그렇게 끌려갔는데, 어떻게 걱정을 안 해요.”
하지만 표원식은 자신이 밤에 잠을 설쳤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교장 선생님, 앞으로 제가 죽어도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무슨 소리예요? 그런 불길한 말 함부로 하지 마요!”
“어차피 사람들은 결국 죽어요.”
“젊은 사람이 죽음 얘기를 하기는 이르지 않습니까.”
“아침저녁으로 현실을 마주하면 너무 힘들고…….”
원유희가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금 생각해야 할 건 아이의 성장, 아이의 귀여움이에요. 이건 다른 사람에게 없는 겁니다. 아이들도 당신이 행복하길 바랄 거예요.”
“저도 알지만…….”
원유희는 어떤 말을 들어도 힘이 나지 않았다.
“저 일단 일 좀 볼게요.”
“네,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하세요.”
원유희가 전화를 끊었다. 아버지도 분명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무슨 일 있으면 아버지에게 연락하라고.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한 적이 없었다. 그때 아버지가 실망하셨을까……?
그렇지만 실망하는 게 김신걸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피해를 입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때가 되자, 김신걸은 회사에 나타나 사무실로 들어갔다. 원유희는 그를 한 번 보고 아무런 반응 없이 계속 컴퓨터 앞에 멍하니 있었다. 일을 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집중을 할 수 없었다.
마치 머리가 통제력을 잃은 것처럼…….
김신걸이 책상 앞으로 다가가 옆에 놓인 휴대폰을 들었다. 그가 원유희에게 준 휴대폰이다.
“이제 나한테 숨기지도 않는구나?”
김신걸이 음산하게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녀와 표원식의 통화를 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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