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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당신이 그녀의 몸에 손을 댈 때마다 그렇게 스스로 학대할 거예요. 심리상담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말을 마친 송욱은 김신걸을 물끄러미 보았고, 김신걸은 초조함에 감정을 자제하기 어려워했다. “그래서 자기를 풀어달라고 일부러 나한테 보여주는 거야?” “일부러 꾸민 거라면 몸까지 그렇게 야위었을 리가 없어요. 더 늦으면 어렵습니다.” 송욱의 말에 김신걸은 분노를 억누른 목소리로 말했다. “당장 심리상담을 실시해!” “네.” 원유희는 방으로 끌려가자마자 문패에 걸린 ‘심리상담’ 네 글자를 보았다. 자리에 앉은 그녀가 정신과 의사에게 물었다. “제 심리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저는 전문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구요. 혈육 간의 정, 사랑, 우정 모두 감정 문제에 해당하죠. 아니면 다른 마음 속 고민을 얘기해도 좋아요. 나를 의사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대나무숲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럼 마음이 좀 편할 겁니다.” “저는 김신걸을 떠나고 싶어요. 저를 도와줄 수 있을까요? 우리 부모님을 죽인 사람을 죽이고 싶은데, 도와줄 수 있어요? 아이를 데리고 제성을 떠나고 싶은데, 해줄 수 있어요?” 원유희는 연거푸 세 가지 문제를 말했고, 정신과 의사는 어리둥절해졌다. “그건……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다른 마음가짐으로 직면해야죠.” “한 가지 물어볼 게 있어요.” “말씀하세요.” “오랫동안 갇혀 있으면, 괴롭겠죠?” “한 사람을 오랫동안 가두면, 일단…….” “저는 그냥 묻는 거예요. 그런 상황을 정상인이 받아들일 수 있겠냐구요.” 원유희가 그의 말을 끊으며 계속 말했다. “공감할 수 없으시죠? 그건 선생님이 갇힌 적이 없기 때문이에요.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이 갇힌 사람에게 심리 상담을 하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는 일이죠.” 그 말을 들은 정신과 의사가 멍하니 있을 때, 원유희는 일어서서 떠났다. 그리고는 밖에 있던 송욱과 김신걸을 무시하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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