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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화

그때 서규영과 성지용만이 방 안에 있었다. 서규영의 마음속에는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지는 듯하며 여러 가지 추측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박시형일까?’ 전에 박시형은 성지용을 하룻밤 사이에 망가뜨릴 수 있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서규영은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박시형이 이런 사진과 동영상을 가지고 있을 리가 없었다. 대체 이 동영상들이 어디서 왔는지조차 상상할 수 없었다. 서규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성지용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상대방은 계속 통화 중이었다. 차단당했을 때 흔히 나는 소리라는 생각에 서규영의 마음은 더욱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녀가 가장 걱정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성지용이 혹시 이 사진과 동영상을 내가 유출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서규영은 도윤정에게 연락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도윤정의 연락처를 알지 못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서규영은 성지용을 직접 만나기로 했다. 어떻게든 이 일을 설명해야 했다. 오해받는 것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만약 자신이 누명을 쓴다면 진짜 배후 세력이 숨어버릴 것이고, 이는 성지용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서규영이 가장 먼저 떠올린 곳은 성지용의 집이었다. 예전에 한 번 가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서규영이 도착했을 때 성지용의 별장 아래에는 수많은 기자가 몰려 있었다. 거의 별장 외부를 빽빽하게 에워싸고 있어서 경비원들도 쫓아낼 수 없을 정도였다. 서규영은 도저히 뚫고 들어갈 수 없었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서규영은 오히려 기자들에게 발각될 뻔했다. 그래서 일단 차를 돌려 떠날 수밖에 없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던 서규영은 마음이 불안했고 성지용이 이 일로 다시 아프게 될까 봐 두려웠다. 차는 도시를 무작정 달리다가 결국 델포이 그룹 아래에서 멈췄다. 서규영은 차 안에서 한참을 앉아 있다가 차에서 내려 박시형을 찾아가기로 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번 스캔들이 박시형과 관련이 없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서규영은 위층으로 올라갔지만 여전히 박시형을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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