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장경희는 욕설을 내뱉었다.
“세상에 어떻게 저렇게 지독한 게 있을 수 있지? 내 침대, 내 화장대... 빌어먹을 것. 태빈아, 이번에는 절대 걔를 용서해 주면 안 돼.”
고태빈은 흐느끼는 장경희와 고나율 때문에 짜증이 났다.
“그만 울어요.”
장경희와 고나율은 곧바로 눈물을 그쳤다.
한참 뒤 고나율이 물었다.
“오빠, 우리 이제 어떡해?”
“뭘 어떡해. 일단 호텔로 가야지.”
비데까지 다 챙겨갔으니 더는 이 집에 머무를 수가 없었다.
텅 빈 집 안을 본 고태빈은 그제야 서규영이 진심이라는 걸 믿었다.
박해은의 일에 있어서 타협하지 않는다면 정말로 그녀와 이혼하게 될지도 몰랐다.
서규영은 무려 10년 동안 고태빈의 옆에 있었는데 고태빈은 오늘 처음 위기를 느꼈다.
다른 한편, 서규영은 정민서와 함께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다.
하루 종일 일한 정민서는 투덜댔다.
“어제 사수 의뢰인이 얼마나 골치 아프게 굴던지. 나 진짜 밤새 야근해서 죽을 것 같아.”
정민서는 미친 듯이 음식을 먹으면서 서규영을 걱정했다.
“너 어제저녁에 어떻게 돌아간 거야?”
정민서는 어제 야근하느라 집에 돌아가지 못했기에 서규영이 그녀의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몰랐다.
서규영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민서야, 나 또 결혼했어.”
정민서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몸이 굳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서규영을 바라보면서 노기등등한 얼굴로 말했다.
“또 고태빈이랑 결혼한 건 아니지? 서규영, 너 이렇게 줏대 없는 사람이었어?”
정민서의 입에서 밥알이 튀어나와 서규영의 옷에 묻었다.
서규영은 싫어하는 기색 하나 없이 티슈로 밥알을 닦아냈다.
정민서는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갛게 되었고 두 볼도 금붕어처럼 잔뜩 부풀었다.
“고태빈이랑 결혼한 거 아니야.”
정민서는 의아한 얼굴이었다.
“그러면 누구랑 했는데?”
“박시형.”
그 이름을 들은 순간, 정민서는 입을 떡 벌렸다.
그리고 하필 이때, 서규영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서규영은 낯선 번호를 잠시 바라보다가 전화를 받은 뒤 평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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