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서규영은 드디어 허리를 꼿꼿이 펴면서 미소를 거두었다.
그녀는 숨을 작게 내쉬며 긴 머리카락을 넘기더니 박해은을 바라보며 솔직하게 말했다.
“박해은 씨, 사실 난 박해은 씨를 전혀 미워하지 않아요. 오히려 박해은 씨에게 고맙죠. 덕분에 이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되었으니까요. 박해은 씨 덕분에 더 이상 멍청한 짓을 반복하며 내 인생을 이런 남자한테 허비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어요.”
“난 이미 고태빈이랑 이혼했으니까 앞으로는 두 사람 떳떳하게 만나요. 그리고 축하해요. 앞으로 결혼하게 되면 나한테 청첩장 보내는 거 잊지 말아요. 두 사람 결혼식에 꼭 참석할게요.”
말을 마친 뒤 서규영은 그들을 지나쳐서 자리를 떴다.
고태빈과 박해은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박해은은 고개를 들어 고태빈을 바라보았다.
“오빠, 진짜 규영 언니랑 이혼한 거야?”
고태빈은 이혼한 사실을 박해은에게 얘기하지 않았다.
사실 그도 금방 알게 되었다.
그 일을 떠올릴 때마다 고태빈은 짜증이 났다.
“이혼한 게 아니라 이혼당한 거야. 난 동의한 적 없어.”
박해은은 그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뭐가 됐든 그녀에게는 좋은 소식이었다.
그녀가 제대로 손을 쓰기도 전에 서규영이 알아서 물러나 줬으니 덕분에 성가신 일을 줄일 수 있었다.
그리고 고태빈과 서규영이 이혼했으니 더는 불륜녀라는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었다.
설령 서규영이 오늘 그녀에게 복수하려고 일부러 이곳에 찾아와 그녀와 고태빈의 관계를 까발리려고 했다고 해도 이젠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서규영이 똑똑한 사람이라면 절대 그녀와 고태빈의 관계를 까발리지 않을 테니 말이다.
만약 서규영이 박해은이 두 사람의 부부 관계를 파괴해 이혼하게 된 거라고 한다면 그녀는 자신과 고태빈이 일찌감치 엘루이에서 결혼했고 불륜녀는 서규영이라고 하면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아이는 아주 효과적인 증거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서규영이 오히려 불륜녀가 될 것이다.
박해은은 서규영이 사고를 칠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되자 두려움이 사라졌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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