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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박해은은 박시형이 고태빈과 서규영의 관계를 모른다고 확신했다. 박시형은 벽에 팔꿈치를 댄 채로 몸을 살짝 기울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나른하면서도 여유로워 보여 마치 한가로운 부잣집 도련님 같아 보였다. 그러나 그가 시선을 드는 순간 그의 눈동자에서 범접할 수 없는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 분명히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었는데 왠지 모르게 등골이 오싹해졌다. “해은아, 왜 그런 걸 묻는 거야?” 박해은은 손가락을 꼼지락대면서 말했다. “작은아버지, 전 작은아버지를 속이고 싶지 않아요. 사실 전 서규영 씨를 예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그리고 서규영 씨가 다른 남자랑 결혼했었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작은아버지는 비록 사업에 있어서는 강단 있고 냉철하시지만 연애 쪽으로는 경험이 많지 않잖아요. 저는 작은아버지가 다른 속셈을 품은 사람에게 속아서 사기 결혼을 한 걸까 봐 걱정돼요.” 박해은은 서규영이 박시형을 속였을 거라고 단정 지었다. 물론 그들이 첫눈에 서로에게 반해서 혼인신고를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박시형은 서규영이 결혼한 적이 있었다는 것도, 그리고 그의 전남편이 고태빈이라는 것도 절대 모를 것이다. 박해은은 서규영이 그에게 결혼했었다는 사실을 숨겼다는 사실을 밝혀서 둘의 관계를 파괴할 생각이었다. 앞으로 박시형이 서규영의 전남편이 고태빈이라는 걸 알게 되더라도 상관없었다. 애초에 평생 박씨 가문에 의지해서 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태빈의 회사는 이제 곧 상장할 것이고 박해은은 회사가 상장하기 전 고태빈의 아내가 될 것이다. 그리고 박시형은 서규영이 자신을 속였다는 것을 알게 되면 가장 먼저 서규영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박해은은 말을 마친 뒤 가련한 척하며 말했다. “작은아버지, 제가 한 말은 전부 사실이에요. 서규영 씨는 작은아버지를 속였어요.” 박시형의 눈빛이 서늘하게 번뜩였다. 그는 들고 있던 술잔을 옆 테이블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아주 부드러운 행동이었는데, 이상하게도 그의 온몸을 휩싼 우울함과 압박감이 여실히 느껴졌다. “서규영 씨?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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