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화
만약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안미람은 아들과 며느리의 미래를 망치게 된다.
그러나 일개 가정부인 그녀에게 132억이 있을 리가 없었다. 설령 감옥에 가게 된다고 해도 안미람은 절대 아들과 며느리에게 짐이 될 수 없었다.
안미람은 무릎을 꿇은 채로 서규영의 앞으로 가서 애원했다.
“사모님, 저는 정말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전 진짜 호기심에 잠깐 열어본 것뿐이에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 제발요.”
안미람은 이마에서 피가 날 때까지 끊임없이 고개를 조아렸다.
송인서의 눈빛에 한기가 감돌았다.
조금 전 박시형은 안미람이 진실을 실토하게 하려고 일부러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박시형은 안미람의 남편과 자식들, 그녀의 가족들의 미래 모두 송인서의 손에 달려있다는 걸 알지 못했다.
안미람은 절대 송인서를 배신할 수 없었다.
지금 안미람은 서규영에게 애원하고 있었는데 만약 서규영이 그녀를 용서해 주지 않는다면 매정한 사람이라고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게 될 것이다.
박시형이 입을 열었다.
“아주머니, 배상할 돈이 없어도 괜찮아요. 하지만 잘못을 저질렀으면 대가를 치러야죠.”
박시형은 테이블 위에서 젓가락 하나를 쥐더니 그것을 안미람의 앞으로 던졌다.
“이 젓가락으로 선물을 망가뜨린 손을 뚫어버리세요. 그러면 그냥 넘어가 줄게요.”
박시형은 웃으며 말했다.
“물론 아주머니가 한 짓이 아니라면 굳이 다른 사람을 대신해 벌받을 필요는 없어요. 나이도 많으신데 안 그래요?”
안미람은 넋이 나갔다.
그녀는 박시형이 젓가락으로 손을 뚫어버리라는 말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안미람은 두려움에 가득 찬 표정으로 덜덜 떨면서 송인서를 바라보았다.
송인서의 안색 또한 창백했다.
그녀는 박시형이 이렇게 끈질기게 굴 줄은 몰랐다.
테이블 아래 놓였던 그녀의 손이 심하게 떨렸다.
안미람은 나이가 많아 돈을 갚으라고 한다면 못 갚는다고 하고 억지라도 부릴 수 있었지만, 이렇게 고문하는 것은 절대 견딜 수 없었다.
역시나 안미람은 다시 한번 송인서를 바라보았다.
“큰 사모님, 도와주세요...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