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양지유는 조금 전 부드럽게 내뱉은 한마디를 끝으로 다시금 말없이 손태하의 품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마치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을 찾기라도 한 듯 조용히 몸을 움츠렸다.
“지유야, 우리 밥부터 먹을까? 밥 먹고 나서 꼭 안고 재워줄게.”
손태하는 그녀를 조심스럽게 안은 채 낮고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제 막 저녁 시간이었다.
양지유의 몸 상태를 생각하면 무리시키지 않는 게 중요했다.
어차피 둘만의 밤은 길었으니 밥 먹고 나서 포옹해도 늦지 않았다.
‘지금 정말 전형적인 신혼부부 같잖아. 이렇게 안고 있으니 놓고 싶지 않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환자였다 보니 손태하는 조심스레 그녀를 대했다.
“응.”
양지유는 얌전한 목소리로 가볍게 대꾸했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손태하는 또다시 가슴이 간질간질해졌다.
“이리 와. 안아서 부엌까지 데려다줄까?”
그녀가 제대로 걸을 수 있는지 걱정된 손태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괜찮아. 걸을 수 있어.”
양지유는 수줍게 웃으며 답했다.
몸이 여전히 나른하긴 했지만 말도 할 수 있고 걷는 것도 문제없었다.
조금 더 쉬면 금방 회복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래, 그럼 같이 가자.”
손태하는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순간, 그녀의 예쁜 얼굴과 깊고 맑은 눈동자가 더 또렷이 보였다.
그 눈을 마주한 순간 손태하는 순식간에 빠져들어 숨 쉬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와... 진짜 예쁘다. 30대밖에 안 된 것 같은데? 눈을 감고 있을 땐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듯한 느낌이었는데 눈을 뜨니 정말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네. 눈동자 하나로 이렇게 분위기가 달라지다니... 정말 대박이다.’
하지만 양지유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손태하를 똑바로 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그녀는 지금까지 손태하의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결혼한 지 꽤 되었는데도 혼인신고 용으로 합성된 사진만 봤지 실물은 단 한 번도 마주한 적이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처음 보는 것이다 보니 긴장되지 않을 리가 없었다.
남자와 연애해 본 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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