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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우리 아버지가 늘 그러셨어.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다 다른 법이니까 굳이 남과 비교할 필요 없다고. 묵묵히 일하고 하루하루 잘 살아가고 가족끼리 다투지 않고 지내는 게 제일 큰 행복이라고.” “돈이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살아가면 되는 거야. 돈이 많으면 많은 만큼의 걱정이 있고 적으면 적은 만큼의 기쁨이 있는 법이라고 하셨어.” 양지유의 말을 들은 손태하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녀가 방금 그런 말을 한 건 결국은 그가 ‘돈’이라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떠보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돈을 좋아하긴 해도, 그 어떤 부정한 방법으로도 벌 생각은 없었다. 그에게도 나름의 원칙이 있고 지켜야 할 도리가 있으니까. 양지유와 인연이 닿았으니 그녀가 돈이 있든 없든 중요하지 않았다. 양지유가 그의 곁을 떠나지만 않는다면 그는 평생 그녀 곁에 있을 생각이다. 손태하의 말을 들은 양지유는 잠시 멍해졌다. 의외로 괜찮은 말이었다. 괜히 이 사람을 얕잡아봤던 것 같다. 비록 거창하지는 않아도 그 안엔 인생의 진리가 담겨 있었다. 그렇다. 돈이 많으면 많은 대로의 고민이 있고 없으면 없는 대로의 기쁨이 있다. 그녀는 지금 자산도 많고 회사도 몇 개나 되고 부동산도 여러 채나 가지고 있지만 딱 한 사람으로 인해 모든 걸 잃을 뻔했던 적이 있었다. 만약 이 산골짜기 출신의 남편이 없었다면 그녀는 벌써 세상과 작별했을지도 몰랐다. ‘휴, 이게 바로 돈 많은 사람의 고민 아니겠어? 게다가, 목숨까지 위협하는 고민!’ 반면 손태하는 원래는 가난한 대학생이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온갖 아르바이트를 찾아다녔고 심지어는 병든 그녀와 결혼해달라는 부탁까지 받아들일 정도였다. 그는 참 성실하고 건강하고 무엇보다도 노력하는 사람이다. “여보, 혹시 사업 대박 나고 엄청난 부자가 되는 거 꿈꾼 적 있어?” 양지유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슬며시 웃으며 물었다. “당연하지. 나는 산골에서 태어나서 어릴 적부터 어려운 생활만 해왔거든. 누구보다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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