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화
송호는 다급한 표정으로 재촉했다.
“알겠습니다. 바로 사람을 시켜서 하겠습니다.”
하권승은 즉시 사람들을 시켜 준비하게 했다.
난민들은 주석호가 음식을 내려보내 준다는 소식을 듣고 저도 모르게 기뻐했다.
주석호가 어째서 아직 성문을 열어주지 않는지에 대한 걱정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들의 표정이 풀리고 안도의 빛이 드러나자 주석호는 흡족히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시대와 세월이 달라도 백성의 마음을 다스리는 방도는 언제나 한결같이 통하는 법이었다. 그저 작은 은혜와 희망이면 족하였다.
잠시 후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성문 밖은 차츰 안정되었다.
사람들은 이웃과 속삭이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다.
하지만 곧 슬픔이 물결처럼 번져나갔다.
이 사람들은 비록 살아 있었으나 많은 이들이 가족을 잃었다.
점차 울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처음에는 울음소리가 크지 않았으나 우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면서 울음소리는 더욱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주석호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바로 그때 주석호는 문득 발밑의 땅이 살짝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이어서 매우 급한 말발굽 소리가 귓가에 들어왔다.
주석호의 얼굴색이 변했고, 즉시 난민들이 도망쳐 온 방향을 보았다.
그의 시선이 닿는 먼 곳에서 몇 개의 작은 검은 점들이 이쪽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성벽 위에서 하권승과 송호는 줄곧 주석호를 주시하고 있었다.
주석호가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두 사람도 따라 보았다.
송호는 작은 검은 점들을 보았으나 아직 반응하지 못했다.
하권승의 온몸의 피가 마치 얼어붙은 듯했다.
이때 하권승은 비명을 질렀다.
“빨리 바구니를 내려보내시오!”
“마마, 빨리 바구니를 타고 올라오십시오! 고창인들이 쳐들어왔습니다!”
하권승의 외침에 아래에서 울고 있던 난민들을 순식간에 두려움에 휩싸였다.
“고창!”
“고창인이다!”
주석호가 정리해 놓은 대열은 즉시 난장판이 되었다.
누군가가 재빨리 반응하며 급히 주석호에게 소리쳤다.
“마마, 고창인들이 왔습니다! 빨리 성문을 열어 저희를 들여보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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