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화
주석호가 술을 올리라고 외치자 송호는 술 단지를 안고 나타났다.
사대 가문의 가주들은 이 장면을 보고 모두 눈썹을 찌푸렸다.
소요왕이 그들에게 연회를 베푼다고 했는데 아무런 음식도 올리지 않은 채 곧바로 술을 올리다니!
그리고 송호의 손에 들린 술 단지는 전혀 품격이 없어 보였다.
당당한 소요왕 마마께서 이렇게 허접스럽게 대접하다니!
이런 불만은 송호가 그들 앞에 백자 그릇을 놓자 더욱 강해졌다.
훌륭한 요리가 없더라도 참을 수 있었고 술이 평범해도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그릇으로 술을 마시라는 것은 대체 무슨 뜻인가?
어느 신분 있는 사람이 그릇으로 술을 마신단 말인가?
이런 방식으로 그들을 모욕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이를 계기로 그들에게 위세를 보이려는 것인가?
하권승과 사정남의 얼굴은 매우 못마땅했다.
도진유는 분노를 참느라 이를 악물었고 차라리 자리를 박차고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김필승은 이때 다른 세 가주를 훑어보며 마음속으로 차갑게 웃었다.
도진유와 사정남은 그렇다 쳐도 하권승은 줄곧 주석호에게 호의를 베풀고 있었다.
주석호의 오늘 행동은 필연적으로 하권승을 완전히 멀어지게 할 것이었다.
정말이지 어리석기 짝이 없었다.
아무래도 도성에서 얻은 그 소문들은 전혀 틀리지 않았던 것 같다.
정말 거만하고 어리석기 짝이 없는 쓰레기 같은 황자였다.
아버지와 그는 모두 이 소요왕 주석호를 너무 높이 평가했던 것 같다.
이때 ‘뽁’ 하는 소리와 함께 송호는 술 단지의 봉인을 열었다.
가슴을 후련하게 하는 술 향기가 즉시 흘러나왔다.
송호와 가장 가까이 있던 사정남의 얼굴에 있던 못마땅한 표정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송호의 손에 들린 술 단지를 바라보았다.
숙주성 안의 도박장과 청루는 대부분 사씨 가문에서 경영하고 있었기에 사정남은 술에 대해 매우 익숙했다.
그가 마셔본 좋은 술은 수없이 많았지만 뚜껑을 열자마자 진한 술 향기를 뿜어내는 술은 없었다.
그리고 이 술 향기는 그가 맡아본 다른 술들과 달랐다. 부드러운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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