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화
자객의 얼굴빛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미친 듯이 몸부림쳤으나, 결국 단단히 붙들린 채 받침대 아래에 눕혀지고 말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 차가운 무언가가 이마에 똑, 하고 떨어졌다. 순간 자객은 온몸을 부르르 떨며 잔뜩 경직되었다.
그때 주석호가 낮게 웃었다.
“느껴지느냐? 네 이마에 떨어지는 건 물방울이다.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말을 들어봤겠지? 머지않아 이 물방울이 네 이마를 뚫고 들어갈 것이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자객의 안색은 눈에 띄게 하얗게 질렸다. 곁에서 듣고 있던 주강현과 병사들조차 그 장면을 상상하자 속이 울렁거렸다.
주석호가 태연하게 말했다.
“대감, 우린 밖으로 나가 있지. 괜히 이 꼴 보고 나면 밥맛도 떨어질 테니까. 이놈은 여기서 마음껏 즐기도록 두자고.”
멀어져가는 발소리에 자객은 극도의 공포를 느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차라리 죽이시오! 날 죽이라고!”
그러나 대답은 없었다. 오직, 물방울이 이마에 떨어지는 소리만이 계속 이어졌다.
밖에서 주강현은 호기심을 감추지 못했다.
“마마, 저 형벌이 그토록 무서운 것입니까?”
주석호는 소리 내 웃었다.
“겁을 주는 것뿐이오.”
“겁을 주는 거라고요?”
주강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효과가 없다면 그놈의 입을 열게 할 수 없지 않습니까.”
“걱정 마시오. 내가 말한 것처럼 진짜로 뚫리진 않겠지만 놈은 모를 거요. 한 시진도 채 가지 못해 알아서 불어댈 거니 안심하시오.”
“그토록 효과가 좋단 말씀이십니까?”
주강현은 반신반의했으나, 불과 한 각이 지나지 않아 형문소 안에서 들리던 자객의 고함은 금세 기운을 잃었고 마치 금방이라도 죽어버릴 것처럼 나약한 신음으로 바뀌었다.
사람을 들여 확인해 보니, 자객의 몸에는 단 한 줄기 상처조차 없었으나 이미 혼이 반쯤 빠져나간 듯한 몰골이었다.
“보시오.”
주석호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눈을 가린 채로는 이게 물인지 피인지 구분할 수 있겠소?”
“아...”
주강현은 그제야 깨닫고는 엄지를 치켜세웠다.
“역시 마마십니다!”
얼마 지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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