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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잠시 고개를 숙여 생각을 고르던 주호림이 입을 열었다. “아바마마, 소요왕이 간신히 화를 모면했으니, 당연히 호위가 필요하옵니다. 만에 하나 이런 변고가 다시 일어난다면 참으로 큰일이지요.” 무황은 고개를 연달아 끄덕이며 칭찬했다. “만약 소요왕이 네가 이토록 자기를 걱정하는 걸 알게 된다면, 반드시 기뻐할 것이다.” 그 말에 주호림은 속으로 울컥 올라오는 신물을 간신히 삼켰다. 걱정? 그는 차라리 주석호가 당장이라도 없어지길 바랐다! 그러나 속내를 티 낼 리 없었던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다만, 아바마마. 북양의 조훈에는 분명히 적혀 있사옵니다. 제왕으로 책봉된 황자는 사병을 거느려서는 아니 된다고요. 소요왕에게 민병을 허락한다면 조상의 법도를 어기는 셈이 됩니다. 물론 소요왕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조상님들께서도 용서하시겠지요. 하지만 일단 이 문이 열리면, 훗날 다른 황자들 또한 민병을 요구하면 어찌하옵니까?” “다른 황자들은 이런 위기를 겪은 적이 없지 않느냐?” 무황이 찌푸린 얼굴로 반문했다. “아바마마, 혹여 소요왕에게만 민병을 허락하신다면, 다른 황자들이 위험에 처했을 땐 어떻게 할까요?” 무황의 안색이 순간 달라졌다. “네 말은, 그들이 거짓을 꾸밀 수도 있다는 뜻이냐?” 주호림은 이때 갑자기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아바마마, 용서하시옵소서. 소자가 속 좁게 생각했사옵니다.” “일어나거라.” 무황은 그리 말했으나 얼굴빛은 더욱 무겁게 가라앉았다. 주호림은 속으로 흐뭇해졌다. 그는 무황의 성정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이토록 심각한 기색으로 사색에 잠기면 결론은 언제나 부정이었다. 역시나, 잠시 후 무황은 주석호의 상소문을 옆으로 밀쳐두며 입을 열었다. “이 일은 후일 다시 논하자꾸나.” 주호림은 만족한 듯 입꼬리를 올렸다. 단 한 번의 계략으로 주석호의 뜻을 꺾어내다니, 너무 짜릿했다. 궐에서 물러난 그는 곧장 동궁으로 달려와 장순덕을 불러 주석호를 없앨 방도를 의논하려고 했다. 어차피 뒤집어씌울 남양이 있으니 겁낼 필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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