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3화
임윤슬은 눈앞의 아이 같은 남자를 보며 어이없다는 듯 앉았다. 프런트 직원 말로는 공지한이 꽤 오래전부터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혹시 밥도 못 먹은 건가 싶어 방금 산 빵을 꺼내 들었다.
“빵 좀 먹을래요?”
공지한은 여전히 임윤슬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한순간이라도 놓치면,그녀가 다시 도망가 버릴 것 같았다.
공지한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하루 종일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한 탓인지 정말로 배가 고팠다.
호텔 로비에서 앉아 빵을 먹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한 임윤슬이 말했다.
“방에 올라가서 먹을래요?”
공지한은 당연히 이의가 없었다. 그는 말없이 임윤슬을 따라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방에 도착하자 공지한은 임윤슬이 야식으로 먹으려던 빵을 모조리 먹어 치웠다.
임윤슬은 공지한 체할까 봐 걱정돼 생수 한 병을 꺼내 건넸다. 공지한은 그런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물을 받아들었다. 임윤슬은 괜히 시선을 피하며 창밖의 에휄탑을 바라봤다.
식사를 마친 공지한은 묵묵히 테이블 위의 쓰레기를 치웠다. 임윤슬은 그 후 한 번도 공지한을 다시 보지 않았다.
공지한은 조용히 방을 나가더니 프런트로 내려가 바로 옆방을 새로 잡았다.
잠시 후 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임윤슬은 뒤돌아보았다. 그가 이미 나간 걸 알고 깊게 숨을 내쉬었다.
‘갔나? 잘됐네.’
그리고 마음을 다잡으며 내일 있을 대회 예행연습을 위해 일찍 자려 했다. 하지만 옷을 챙겨 샤워하려던 찰나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자 공지한이 서 있었다.
임윤슬은 그가 이미 떠난 줄 알았다. 그리고 사실 공지한이 갑자기 왜 여기 나타났는지 알 수 없었다.
“새로 방 잡았어. 바로 옆방이야. 혹시 일 있으면 언제든 불러.”
공지한의 목소리는 낮고 진지했다. 임윤슬은 이미 사전에 모든 계획을 세워 놓았기 때문에 그럴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임윤슬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두 사람은 문가에 잠시 서 있었다. 결국 임윤슬은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이고 문을 닫았다.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웠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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