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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공지한은 애처로운 척하는 것이 통하지 않기도 하고, 임윤슬이 약간 기분이 상해 귀가 살짝 붉어지는 것을 보며 이만하면 되었다고 생각했다. 혼인 신고도 아직 하지 않았는데, 괜히 아내를 놀라게 해서는 안 될 터였다. “그럼 정말 갈게. 내일 아침에 다시 올 거야.” 공지한은 차 키와 외투를 챙겨 돌아갈 준비를 했다. 임윤슬은 그가 요즘 하는 일 없이 노는 모습이 신경 쓰여 참지 못하고 말했다. “회사 안 가요?” “갈 거야. 먼저 와서 유승, 유나랑 아침 먹고, 학교 보내야지. 그러고 나서 우리 둘이 혼인 신고하고, 회사로 가면 돼...” 공지한은 하나하나 임윤슬에게 열거하며 완벽하게 계획을 세웠다. 임윤슬은 그의 입에서 ‘혼인 신고’라는 말이 나오자 헛기침하며 말했다. “누가 지한 씨랑 혼인 신고하자고 했어요.” 공지한은 그 말을 듣고 당황하며 다급하게 말했다. “네가 약속했잖아. 유승이랑 유나만 설득하면 혼인 신고하러 가자고. 내가 이미 애들을 설득했어.” 공지한은 이제 더는 그녀를 놀릴 마음이 없었다. 원래는 키와 옷을 들고 문 쪽으로 가고 있었지만 이젠 갈 수 없었다. 임윤슬의 입에서 아니라는 말이 나올까 봐 두려웠던 그는 간청 어린 목소리로 말하며 임윤슬에게 승낙해 달라고 애원하는 듯했다. 임윤슬은 공지한의 행동을 보고는 웃음이 나와 일부러 말했다. “내일 다시 이야기해요.” “뭐가 내일 다시 이야기야. 내일은 꼭 혼인 신고해야 해. 난 상관없어. 안 갈 거야. 소파에서 자고 여기서 기다릴 거야.” 그는 정말로 키와 옷을 내려놓고 거실로 돌아갈 듯했다. 아예 완전히 눌러앉을 작정이었다. 임윤슬은 그가 정말로 그러려고 하자 급히 막았다.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돌아가요. 내일 갈게요 꼭 갈게요. 유승이랑 유나 잠 자야죠.” 임윤슬이 마침내 승낙하자 공지한은 그제야 안심했다. 그는 고개를 기울이고 얼굴을 들이밀었다. “그럼 먼저 뽀뽀 한번 해줘. 그걸로 결정하는 거로 하자.” 임윤슬은 재미있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결정할 수도 있구나. 너무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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