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7화
윤하영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우울한 분위기는 주변의 떠들썩한 장소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그녀의 눈빛에는 근심이 서려 있었고, 보는 이로 하여금 왠지 모를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반면, 공지한은 여전히 냉정한 눈빛과 무뚝뚝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단호히 말했다.
“안 돼! 내 아내가 기분 나빠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
짧고 간결한 그의 한 마디가 윤하영을 지옥으로 떨어뜨렸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더니 금세 울 것만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공지한은 더 이상 윤하영을 상대할 마음이 없어 휴대전화를 들어 임윤슬에게 문자를 보냈다.
[여보, 나 술 마셨어. 사람들이 억지로 권한 거야.]
그 시각, 임윤슬은 막 설거지를 마쳤고 아이들은 방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문자 소리에 휴대전화를 확인한 그녀는 바로 답장을 보냈다.
[취했어요? 기사는요?]
임윤슬은 평소에 그가 기사 없이 직접 운전해 다닌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없어.]
[그럼 이따가 어떻게 집에 와요?]
[몰라, 여기 사람들이 계속 술을 따라주네. 여보, 나 힘들어.]
공지한은 일부러 불쌍한 척을 했다.
어떤 장소인지 잘 몰라 걱정된 임윤슬은 결국 그를 데리러 가기로 했다.
[그럼 서연이한테 연락해서 아이들을 봐달라 하고, 제가 데리러 갈게요.]
[역시 여보가 최고야! 급하지 않으니까 운전 조심해.]
냉정했던 그의 표정은 드디어 부드러워졌다.
주변 사람들은 겉으로는 각자 떠들고 있는 듯했지만, 그의 움직임을 늘 주시하고 있었다.
윤하영이 그의 옆자리에 앉은 후 냉정했던 공지한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진 듯했고,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지만 입가에 스친 미묘한 변화 하나로 눈치 빠른 사람들은 모두 그 이유가 그녀 때문이라 짐작했다.
그중 약삭빠른 몇몇이 잔을 들고 다가오더니 말했다.
“공 대표님, 오늘 이 자리에 와 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제가 술 한 잔 올리겠습니다.”
공지한은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고 눈을 가늘게 뜨며 아무 말 없이 술을 따라주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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