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0화
“네.”
임윤슬은 당당하게 대답했다.
공지한이 기억을 잃었어도 법적으로 두 사람은 여전히 부부이다. 그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여자는 입가에 미소를 띠고 샴페인 잔을 한 모금 마신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제로가 왜 너를 기억하지 못하는지 알고 싶어?”
임윤슬은 흠칫했지만 곧 고개를 힘주어 끄덕였다.
“네, 알고 싶어요.”
그가 사라져 있던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그가 자신을 잊었는지, 모든 것을 알고 싶었다.
여자는 자세를 바꿔 소파에 기대었는데 우아한 몸짓 하나하나에 기품이 묻어났다.
그녀는 천천히 이야기를 이어갔다.
“내가 제로를 구했어. 바다에서 건져냈지. 그때는 크게 다쳐서 거의 목숨을 잃을 뻔했어. 난 최고의 의사들을 불렀고, 또 최고의 약을 써서 제로를 간신히 살려냈지. 그런데 제로는 깨어나서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어. 그래서 난 그에게 제로라는 이름을 붙여주었고 어릴 적부터 나와 함께 자란 호위무사였다고 말해주었어.”
잠시 숨을 고른 뒤 여자는 덧붙였다.
“물론 제로가 내 말을 전적으로 믿지는 않았을 거야.”
그러고는 살짝 웃음을 흘렸다.
임윤슬의 눈가가 붉어졌다. 여자의 짧은 설명만으로도 공지한이 당시에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녀는 감정을 억누르며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한 씨를 구해주신 것에 대해서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지한? 예전 이름이구나. 괜찮은 이름이네.”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처럼 말했다.
임윤슬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름은 공지한이에요.”
“고맙다는 말은 잠시 넣어둬. 내가 제로를 너한테 돌려준다고는 말하지 않았잖아.”
여자의 표정이 돌연 굳더니 뜻밖의 말을 꺼냈다.
임윤슬은 그 말에 얼어붙었다. 혹시 허운재의 말대로 무력을 쓰는 방법밖에 없는 것일까?
“하하하, 놀란 것 좀 봐. 얼굴이 하얗게 질렸네?”
여자는 그런 임윤슬을 보고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에는 조롱이 배어 있었다.
저런 성격과 태도는 정말로 공주님처럼 귀하게 자란 팔자여야만 가질 수 있는 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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