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3화
전화가 연결되자 임윤슬은 임상이와 숙소 방 수부터 확인했다. 이번에 임상이가 잡아준 곳은 가장 큰 독채 빌라였다. 크고 작은 방이 열 개나 있어 임윤슬은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모두 한데 모여 지낼 수 있었으니 말이다.
임상이가 진서연도 초대했다고 하자 임윤슬은 순간 고개를 갸웃했다.
두 사람 사이, 뭔가 심상찮았다.
지난번에도 그랬다. 친부모를 찾게 되었다는 소식을 진서연이 전해 줬다며 임상이가 쑥스럽게 말했던 게 떠올랐다.
“상이 오빠, 서연이랑...”
정말 두 사람이 그런 사이가 맞다면 임윤슬은 당연히 축하해주려고 했다.
어린 시절 자신을 돌봐준 임상이, 그리고 가장 힘들던 시절 곁을 지켜준 진서연. 이 두 사람이 서로 마음을 주고받는다면 그건 더할 나위 없이 축복할 일이었다.
생각만으로도 그녀의 얼굴에 기대가 번졌다.
“예전에 클라이언트 몇 명 소개해 줬더니 자주 연락하게 됐어. 지난번 너 없을 때 유승이랑 유나 보러 왔는데 마침 서연 씨가 있길래 같이 아이들을 돌봤지.”
임상이는 대충 둘러댔다.
아직 진서연의 정식적인 남자친구가 아니었기에 임윤슬에게는 솔직하게 말할 수 없었다.
“아하, 그렇구나.”
괜히 혼자 상상했구나 싶어 임윤슬은 짧게 숨을 내쉬었다.
“오늘 낮에도 서연이한테 연락했는데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미팅이 잡혀 있어서요. 시간 괜찮으면 오겠다고 하네요.”
“올 수 있다고 하던데?”
“정말요? 진짜 잘됐다.”
“응. 그렇다고 하더라고. 내일 차 타고 오면 돼. 난 미리 가서 기다리고 있을게.”
임상이가 말했다.
“알겠어요.”
전화를 끊은 임윤슬은 바로 진서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뒤에서 지켜보던 공지한은 또 전화를 걸려는 임윤슬을 보고는 슬쩍 다가와 그녀를 안았다.
뜨거운 숨결이 귀 뒤로 닿자 임윤슬은 반사적으로 몸을 비켰다.
“또 전화해요?”
하루 종일 내버려진 남자의 목소리에는 묘하게 서운함이 배어 있었다.
그러나 임윤슬의 신경은 온전히 휴대폰에 가 있었다.
진서연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
‘샤워 중인가? 이 시간에 잘 리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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