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5화
“도대체 그 사람을 왜 데리고 가! 우리랑 친한 것도 아니잖아. 난 같이 가기 싫단 말이야.”
지예빈은 뒤늦게 상황을 이해하자마자 격하게 반발했다.
지세원은 담담하게 말했다.
“엄마가 같이 가라고 했어. 따질 거면 엄마한테 따져.”
“그럼 오빠는? 오빠도 같이 가고 싶어서 데려가는 거야? 엄마가 하라면 그냥 다 하는 착한 아들 할 거야? 소개팅 시키면 소개팅 가고, 여자 만나보라면 여자 만나보고. 나 왜 이제야 알았지. 우리 오빠가 이렇게까지 말 잘 듣는 마마보이일 줄은 몰랐네.”
지예빈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말 함부로 하지 마.”
지세원은 미간을 살짝 좁혔다.
“엄마 기분 상하면 너도 후폭풍 감당 못 하잖아. 그리고 시아 씨는 귀국한 지 얼마 안 됐어.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그 말에 지예빈은 코웃음을 치고는 창밖을 봤다.
엄마를 건드릴 사람은 집안에 단 한 명도 없는 건 사실이었다. 아빠조차 엄마 의견을 늘 최우선으로 두었다.
잠시 후, 차는 김시아가 사는 건물 앞에 멈췄다.
지세원은 통화를 끝내고 지예빈에게 말했다.
“예빈아, 넌 뒤에 앉아.”
지예빈은 오빠를 노려보더니 조수석 문을 힘껏 닫아버렸다.
그러고는 억울함을 꾹 눌러 담은 채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10분이 지나자, 김시아가 캐리어를 끌고 걸어 나왔다.
몸에 착 붙는 롱 원피스에 커다란 챙 모자와 선글라스까지, 누가 봐도 휴가 가는 사람이었다.
지세원은 내려서 그녀의 짐을 대신 실어주고 김시아는 먼저 차에 올랐다.
뒷좌석의 지예빈을 보며 환하게 인사했다.
“예빈 씨도 같이 가나 보네요.”
지예빈은 말 대신 억지로 입꼬리만 올려 보였다.
그게 최선의 인사였다.
지세원이 차에 탔을 때, 김시아는 이미 모자와 선글라스를 벗었다.
“예빈 씨 왜 그래요? 놀러 가는데 영 기분이 안 좋나 봐요?”
지세원은 뒤를 돌아보았다.
동생은 의자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은 척하고 있었다.
연기라고는 눈곱만큼도 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그래요. 좀 재우면 돼요.”
...
오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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