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1화
지세원은 문 앞에 서 있는 김시아를 보자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시아 씨?”
김시아는 사실 지세원이 공주희의 얼굴을 정성스럽게 닦아준 모습을 문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일할 때는 늘 얄짤없는 그가 술에 취해 정신도 없는 공주희를 조심스럽게 챙기는 모습은 너무나도 낯설었다.
그 모습을 보는 동안 질투라는 감정이 가슴속에서 미친 듯이 피어올랐다.
그리고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 이 남자를 정말 좋아하게 되었네.’
침대에 누운 공주희가 부럽기도 하고 질투가 나기도 했다. 지세원의 온갖 배려와 다정함을 독차지했으니까.
김시아는 예전에 연애를 안 해본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남자들의 심리는 어느 정도 잘 알고 있었다.
남자는 진짜 사랑하는 여자에게만 모든 것을 내주며 끝없이 감싸 안곤 한다.
김시아는 벽에 기대선 채 지세원이 공주희의 곁을 지키고 있던 그 시간 동안 내내 같은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도 자신이 이렇게 한 남자를 위해 비굴해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주희 씨는 괜찮아요?”
공주희의 얘기가 나오자 지세원의 표정이 훨씬 부드러워졌다.
“네. 잠들었어요. 주희는 술만 취하면 그냥 스르르 쓰러져서 자죠. 시끄럽게 굴지도 않고요.”
그 말 속에 담긴 애정에 김시아는 가슴이 먹먹해졌다.
한 사람을 좋아하면 말투나 눈빛, 손길 하나까지 티가 나기 마련이었다.
“괜찮다니 다행이네요.”
어색하게 말하고 고개를 들자 김시아는 지세원의 입가에 난 상처가 눈에 들어왔다.
“입... 입꼬리 괜찮아요?”
그의 입술 한쪽이 빨갛게 부어올랐다. 심지어 입꼬리 한쪽이 찢어져 있었다.
지세원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괜찮아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질문을 이어갔다.
“술자리 끝났어요?”
“아니요. 다시 고기 굽기 시작했어요.”
김시아는 억지로 웃음을 띠었다.
지세원은 그녀 옆을 지나며 말했다.
“그럼 우리도 내려가죠.”
김시아는 고개를 숙인 채 뒤를 따라가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세원 씨.”
지세원도 멈춰 서서 그녀를 돌아봤다.
“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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