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3화
공주희는 의아한 얼굴로 서류를 받아 들었다. 첫 장을 펼치자 상대 회사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김시아네 회사와 이미 사인까지 끝난 서류인데 여기에 추가 내용이 생겼다는 얘기는 전혀 들은 게 없는데 말이다.
공주희는 먼저 탕비실로 가서 작은 과자 한 봉지를 먹고 따뜻한 물을 마신 뒤에야 16층으로 올라갔다.
16층은 늘 조용했다. 지세원의 비서 한 명과 프로젝트팀에서 디자인을 전담하는 직원 몇 명이 전부라 발소리조차 울릴 정도였다.
공주희는 복도를 지났는데 단 한 명과도 마주치지 못한 채 곧장 지세원 사무실로 향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무실 앞까지 걸어갔는데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그리고 안에 있던 두 사람을 본 순간, 공주희의 온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손에 힘이 들어가더니 다리는 바닥에 붙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안쪽에서는 지세원이 문을 등진 채 서 있었고, 그 맞은편에 김시아가 서 있었다.
둘이 무슨 얘기를 나누던 중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김시아는 갑자기 앞으로 다가가 지세원을 껴안더니 그대로 입술을 들이댔다.
공주희는 정신이 아득해져 급히 몸을 돌렸다. 더는 지켜볼 수 없을 것 같아 그대로 뛰다시피 복도를 빠져나왔다.
김시아에게 갑자기 안겼을 때 지세원은 잠깐 얼어붙었지만 그녀가 키스를 하려고 다가오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즉각 밀어냈다.
그의 표정은 잿빛으로 굳어 있었다. 분노가 치밀어 올라 핏줄이 도드라질 정도였다.
“시아 씨,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김시아는 오히려 여유로운 미소를 띠고 문 쪽을 의미심장하게 쳐다봤다.
지세원에게 키스하려 했던 것은 명백히 고의였다. 유리문에 비친 공주희의 그림자를 보자마자 김시아는 그를 끌어안았던 것이었다.
지세원이 자신을 밀쳐낼 것을 알았기에 그녀는 표정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다.
“왜 이렇게 화내요. 입술도 안 닿았잖아요. 그리고 닿았다 해도 손해 보는 건 난데요?”
인내심이 바닥 난 지세원이 엄숙한 얼굴로 물었다.
“시아 씨, 의도가 뭡니까.”
오늘 김시아는 몸매가 드러나는 검은색 롱 드레스를 입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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