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4화
“연애가 하기 싫은 거예요, 아니면 저랑 연애하기 싫은 거예요?”
강율이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공주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강율은 혼자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알겠어요. 먼저 가봐요. 저는 혼자 좀 있고 싶네요.”
강율은 공주희에게 먼저 가라며 등을 돌렸다. 그의 뒷모습이 못내 마음에 걸린 공주희가 조심스레 물었다.
“너... 괜찮겠어?”
강율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안 괜찮다고 하면 저랑 만나줄 거예요?”
공주희의 얼굴에 곤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히 떠올랐다. 그녀가 거절의 말을 꺼내기도 전에 강율이 서둘러 말을 잘랐다.
“얼른 가봐요. 오늘은 바래다주지 않을 거니까.”
그러고는 다시 무대 쪽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공주희는 그의 쓸쓸한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결국 무거운 발걸음을 돌려 학생회관을 빠져나왔다.
어릴 때부터 그녀는 물욕도 별로 없었고 웬만한 일은 허허실실 웃으며 넘기는 편이었다. 무엇이든 대충 맞추며 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딱 하나만큼은 예외였다.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만큼은 절대로 타협하고 싶지 않았다. 일생을 다 바쳐 기다려도 가질 수 없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평생 혼자 지내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학생회관을 나온 공주희는 운동장으로 향했다. 밤이 깊어 캠퍼스에는 사람의 흔적이 거의 없었다. 그녀는 잔디밭 한구석에 자리를 잡고 그대로 드러누웠다.
오늘따라 밤하늘에 별이 쏟아질 듯 가득했다. 까만 밤하늘에 박힌 별들이 보석처럼 반짝이며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10분 정도 누워 있자 밤공기의 서늘함이 옷 속을 파고들었다. 공주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갈 채비를 했다. 그녀는 어슴푸레한 가로등 불빛을 따라 학교 정문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 시각, 지세원은 젖은 머리에 잠옷과 슬리퍼 차림으로 이강대를 향해 미친 듯이 운전했다. 차가 채 멈추기도 전에 급하게 문을 열고 내린 그는 학교 안으로 정신없이 뛰어 들어갔다. 워낙 다급하게 나온 터라 휴대폰도 챙기지 못해 공주희에게 전화를 걸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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