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2화
공주희는 최대한 존재감을 지우고 싶다는 듯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부장님.”
방금 회의실 입구에 나타난 지세원을 본 순간부터 그녀는 찔리는 구석이 있어 고개를 푹 숙인 채 그와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대체 세원 오빠가 여기까지 왜 온 걸까?’
오늘 점심에도 동료와 밥 먹으러 가겠다고 카톡을 보냈더니 지세원은 세상 서운하다는 이모티콘과 함께 메시지를 보내왔었다.
[꼭 나 버리고 가야 해?]
공주희는 제 사회적 평판을 지키기 위해 눈을 딱 감고 그를 외면한 채 배수지를 따라나섰다.
평소 팀별 내부 회의에는 발도 들인 적 없던 지세원이 나타나자 시끌벅적하던 회의실은 순식간에 찬물을 끼얹은 듯 정적이 감돌았다. 숨소리조차 조심스러운 침묵만이 흘렀다.
진 부장은 지세원이 정말 자신을 찾아온 줄로만 알고 정중하게 손짓했다. 제 상사가 실은 여자친구를 보러 온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사무실로 안내하려 한 것이었다.
지세원은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부터 단 한 번도 공주희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아침에 집에 들러 옷을 갈아입고 온 단정한 오피스 룩 차림의 그녀를 보자 그의 눈매가 깊게 가라앉았다. 겉으로는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아주 흐뭇해하는 중이었다.
‘내 여자친구 진짜 예쁘네.’
그는 진 부장의 안내를 가볍게 무시하고는 공주희의 바로 옆자리에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
“회의 중이었어요? 나도 좀 들어봐도 되죠? 계속들 해요.”
프로젝트 책임자인 진 부장은 그야말로 멘붕이 왔다. 대표님이 상석도 아닌 일반 사원들 틈에 떡하니 앉아 계시는데, 일개 부장인 본인이 어떻게 그 윗자리에서 이래라저래라 지시를 내린단 말인가.
‘내가 뭐 잘못 보인 거라도 있나?’
그렇게 생각한 진 부장은 식은땀을 닦으며 선뜻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쩔쩔맸다.
지세원은 의자에 느긋하게 몸을 기대며 아주 여유로운 말투로 쐐기를 박았다.
“그냥 진행해요. 나도 평사원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고요.”
“아, 네, 네!”
진 부장은 간신히 용기를 내어 자리에 앉았다.
“그럼 방금 나누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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