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4화
전화기 너머로 지세원의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안 내려와?”
“세원 오빠... 그게, 사무실 동료들이랑... 오늘... 오늘 회식이 있대요.”
공주희는 입안에서 맴도는 말을 겨우 뱉어냈다.
“기다려.”
단 한 마디만 남긴 채 전화가 뚝 끊겼다. 공주희는 멍하니 제자리에 서서 머리를 굴렸다.
‘기다리라니? 설마 진짜 올라오려는 건 아니겠지?’
그녀는 불길한 예감에 휴대폰을 꽉 쥐고 화장실에서 뛰쳐나왔다. 하지만 복도 끝에 서자마자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방금 전까지 통화했던 그 남자가 이미 사무실 한가운데 서 있었기 때문이다.
지세원은 멀리서 그녀를 발견하자마자 망설임 없이 성큼성큼 다가왔다.
공주희의 심장이 터질 듯이 요동쳤다.
‘오빠가 정말 우리 사이를 공개하려나 봐, 어떡해! 이제 회사 생활은 다 끝났다고 봐도 무방해.’
지세원이 그녀 앞에 서기도 전에 누군가에게 보고를 받았는지 진 부장이 사무실에서 급히 튀어나왔다.
“아니, 대표님!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진 부장이 쩔쩔매며 맞이하자 직원들의 얼굴에도 긴장과 의혹이 서렸다.
다들 속으로는 퇴근 시간 다 됐는데 설마 긴급회의는 아니겠지 하며, 예약해 둔 샤부샤부 걱정뿐이었다.
지세원은 발걸음을 멈추고 진 부장 너머에 있는 공주희를 빤히 바라보았다. 며칠째 자신을 바람 맞힌 그녀는 잔뜩 긴장해서 그와 눈도 못 마주치고 있었다.
지세원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용건이 좀 있어서 왔는데 다들 퇴근 분위기인 것 같으니 업무 이야기는 내일 하죠.”
그 말에 모두가 십년감수한 듯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특히 진 부장은 활짝 웃으며 넉살을 부렸다.
“대표님, 정말 배려가 깊으십니다! 저희 지금 다 같이 샤부샤부 먹으러 가려던 참인데 대표님도 시간 되시면 같이 가시겠습니까?”
“좋습니다.”
지세원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그러고는 쐐기를 박듯 덧붙였다.
“오늘 회식비는 제가 내죠.”
진 부장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사실 예의상 툭 던진 말이었지, 진짜 올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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