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그녀가 막 몸을 돌리자 공지한이 바로 뒤에 서서 있는 것이 보였다.
두 사람은 몇 미터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바라봤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 움직임도 없었다.
임윤슬은 천국과 지옥을 오간 뒤 다시 공지한을 마주했다. 마치 그 순간이 천년처럼 느껴졌다.
공지한이 성큼성큼 임윤슬에게 다가와 불과 1미터 앞에서 멈췄다.
“지한 씨.”
그가 먼저 말을 꺼낼 기미가 없자 임윤슬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
“몸이 아직 안 좋으세요?”
임윤슬은 무심코 다급해졌다.
왜 그가 병원에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문득 그날 자신이 떠날 때 그가 감기에 걸렸다고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직 낫지 않은 건지 걱정스러웠다.
그녀는 여전히 그를 이렇게 세심하게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
“아니야, 친구 보러 왔어.”
공지한은 자신이 일부러 그녀를 보러 왔다는 말할 생각이 없었다.
이혼했다고 친구가 될 수 없는 건 아니기에 방금 한 말이 거짓말도 아니었다.
“아... 그렇군요.”
친구를 보러 왔다니 다행이었다.
그가 아픈 게 아니라는 사실에 임윤슬도 안도하며 숨을 내쉬었다.
“아이는 어때?”
“방금 막 잠들었어요. 의사 말로는 큰 문제는 없고 이틀 정도만 입원해 관찰하면 된대요.”
잠들었다니 굳이 병실 안으로 들어가진 않았다.
“괜찮다니 다행이네. 그럼 난 이만 갈게.”
“네.”
두 사람은 스치듯 지나쳤다.
“지한 씨.”
임윤슬이 돌아서서 그를 불러 세웠고 공지한이 뒤돌아보았다.
“지한 씨, 고마워요.”
그는 옅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돌아서 걸어갔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임윤슬은 마음속으로 조용히 속삭였다.
유승이랑 유나를 구해줘서 고맙고 당신의 아이들을 혼자 데리고 있지만 잘 돌볼 테니 걱정은 하지 말라면서 짧은 인사로 매듭을 지었다.
공지한이 막 떠나자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임유승이 달려 나왔다.
뒤이어 임상이와 진서연도 뒤따랐다.
임유승은 임윤슬에게 달려와 애교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엄마. 엄마.”
어제 임윤슬이 임유나를 병원에 데려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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