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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네?” 임윤슬이 순간 굳어졌다. “걱정하지 마. 너랑 같이 가는 거 아니라 일이 있어서 잠깐 경태시에 다녀와야 해.” 임상이는 그녀가 긴장하는 기색을 보고 괜히 마음 한편이 시큰거렸다. “그런 뜻이 아니에요, 오빠. 나중에 시간 되면 안운시에 꼭 놀러 오세요. 제가 맛있는 현지 음식 다 소개해 드릴게요. 진짜 괜찮아요.” 임윤슬은 살짝 웃으며 초대했다. “좋지. 꼭 갈게. 이제 들어가 봐, 난 가야겠다.” “네.” 임윤슬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임상이는 그녀의 뒷모습이 모퉁이 뒤로 사라지는 걸 지켜보다가 차에 타고 떠났다. 그냥 이렇게 두는 게 좋았다. 임윤슬과 공지한이 왜 이혼했는지는 몰랐지만, 그는 그녀가 아직 상대방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걸 알았다. ‘윤슬아, 앞으로도 영원히 그냥 네 오빠 할게.’ ... 그 시각, 임유나와 임유승은 이미 목욕을 마치고 침대에 누워 있었고 임윤슬은 여전히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진서연은 밥 먹은 걸 치우느라 분주했다. 임유나는 한껏 고민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새 스마트 워치를 사긴 했지만 심 카드가 아직 없어서였다. 임윤슬은 안운시에 돌아가서 다시 발급받자고 했지만 그녀는 며칠째 아빠와 연락을 못 한 것과 내일이면 떠난다는 점이 마음에 걸려서 계속 애교를 부렸고 결국 임윤슬은 내일 조금 일찍 나가서 카드를 사고 공항에 가기로 약속해 주었다. ‘내일이면 아빠랑 연락할 수 있겠다.’ 아이는 기대감으로 부풀었다. 다음 날 이른 아침, 임상이가 집 앞으로 찾아왔다. 두 남매는 그를 제법 좋아해서 보자마자 해맑게 인사했다. “아저씨, 안녕하세요!” “유승아, 유나야, 안녕.” “오빠 왔어요? 이렇게 일찍 와 달라고 해서 미안해요. 유나가 꼭 오늘 카드를 사야겠다고 해서.” 임윤슬은 이른 아침부터 온 임상이를 보며 조금 미안했다. “괜찮아. 난 원래도 일찍 일어나니까.” 임상이는 거실 구석에 놓인 캐리어를 보고 말했다. “다 챙겼지? 짐은 내가 먼저 내려다 놓을게.”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캐리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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