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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7장 단서

안석민은 사무실에서 한참 말없이 날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화를 참지 못하고 문서를 들고 사무실을 박차고 나갔다. 동하린은 의아하다는 얼굴로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며 물었다. “대표님, 계속 석민 씨에게 심사 일을 맡기려고요?” 난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일 때문에 석민 씨가 주요 선상에 올랐고 또 문제가 터진다면 제일 먼저 석민 씨부터 의심할 테니 다시 허튼짓을 벌이지 못할 겁니다.” 안석민이 안정재의 인정을 받으려 한다면 절대 회사에 생채기를 내서는 안 되었다. 안석민은 안민혁을 해칠 수는 있어도 모든 사람의 이득에 손을 댈 수는 없었다. 그러니 안석민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떠나간 민심을 되찾는 것이었다. 난 이쪽으로는 안석민보다 더 눈치가 빨랐다. 동하린은 내 말을 듣고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갑자기 손뼉을 치며 말했다. “참, 하마터면 잊을 뻔했네요. 아까 조 변호사님이 연락이 왔는데 경찰 측에 압력을 가해 영상이 진실로 판정이 난다면 안 대표님이 곧 풀려나실 거래요.” “정말이에요?” 난 너무 감격스러워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래서 핸드폰을 찾아 빠르게 조민환에게 연락하는데 벨 소리가 사무실 근처에서 들려왔다. 조민환은 활짝 미소를 지으며 안으로 들어왔다. “너무 잘됐어요. 온라인에 올라온 각종 증거가 큰 도움이 됐어요.” 난 서둘러 자리에 앉게 했고 조민환은 물컵을 단숨에 비우고 나서야 현재 상황에 관해 얘기했다. “네티즌들이 영상 분석을 시작했는데 경찰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죠. 그리고 경찰은 주어진 시간 내로 우리에게 답을 내놓아야 할 겁니다.” “영상이 가짜라면 현장 목격자의 진술도 가짜일 테고 안 대표님의 억울함을 밝힐 수 있을 거예요.” “경찰은 또 새로운 증거가 있기 전에는 다시 안 대표님을 소환할 수 없을 거고요.” 그 말에 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난 처음부터 안민혁의 무죄를 증명하려는 게 아니었다. 그저 안민혁을 그곳에서 꺼내는 것에 급급했다. 계속 그곳에 머물다가 정말 봉변이라도 당할까 봐서 걱정이었다. 하지만 난 아직 부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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