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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7장 혐오

다만 내가 알고 있기로는 한재민은 사생아였고 그의 출신은 업계에서 공개되지 않은 비밀과도 같은 거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그 일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그 말은 한재민이 어떤 파렴치한 짓으로 사업을 하든, 혹은 어떤 사고를 치든 그의 뒤처리를 해주는 사람이 있다. 다만 아무도 그들 간의 사이를 알아낼 수 없다. “한 감사님, 안녕하세요. 다른 일 없으시면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마침, 타이밍 좋게 배진욱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는 든든하게 내 앞을 막아섰다. 배진욱은 당연히 나보다 한재민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고 지금 눈앞에 있는 한 감사에 대해서도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는 듯 그의 목소리가 한층 더 차가워졌다. “강 대표님 몸이 좋지 않으셔서 병원으로 다시 가봐야 합니다. 죄송하지만 저희가 시간이 없어서요.” 배진욱은 거의 나를 떠밀며 옆 사무실로 들어갔고 나는 시종일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그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리고 내가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한 감사는 이미 떠난 지 오래였다. 내가 한숨을 쉬기도 전에 마희연이 나보다 먼저 땅이 꺼질 듯 긴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한 감사님이 왜 갑자기 우리 서로 온 거죠? 강희주 씨, 제가 분명 증거가 있으면 저한테 먼저 전달해 달라고 했잖아요? 이제 어떻게요?” “감사님은 사전 통보 없이 갑자기 들이닥친 거예요. 아무래도 뭔가 큰일이 날 것 같아요.” “됐어요. 일단 증거를 제 동료한테 넘겨요.” 마희연이 사무실을 떠나고 나는 그제야 배진욱을 바라보며 물었다. “진욱 씨도 뭔가 수상하다는 거 눈치챘지? 성이 한 씨야.” “저분은 한 대표님 이복형이야.” 배진욱은 바로 내 질문에 대한 답을 해줬다. 한씨 가문의 진정한 후계자 한재준이다. “사적으로는 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데 실질적인 증거는 하나도 없어. 그러니 말해도 인정을 안 하면 그만이지. 몰랐다면서 말이야.” 배진욱의 말에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한씨 가문 사람이 한씨 가문 사생아와 접점이 없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정말 수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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