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1장 재혼
회사에 도착하고 나서도 나는 여전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서유나의 상태가 어떤지 배진욱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또다시 괜한 오해를 사게 될까 봐 쉽사리 연락할 수도 없었다.
결국 나는 한참을 휴대폰을 바라보다 신경 쓰지 않기로 하고 내 할 일을 했다.
어차피 배진욱만 곁에 있으면 서유나도 다시 괜찮아질 것이다.
생각 정리를 마친 그때, 동하린이 서류 꾸머리를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제일 위에 놓인 심사 서류를 보고 그에게 물었다.
“자질 심사를 벌써 해요? 입찰 전에 심사를 마칠 수 있겠어요?”
“네, 문제없습니다. 주씨 남매의 실력이 어떤지 대표님도 아시잖아요. 저희는 협조만 제대로 하면 됩니다.”
동하린이 흥분에 찬 얼굴로 답했다. 하긴 자질 심사를 통과하면 입찰이 더 쉬워지니 흥분할 만도 했다.
다만 한가지 머리 아픈 점이 있다면 계속해서 재연 그룹과 협력하게 될 경우 배진욱과는 만나고 싶지 않아도 만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서유나가 또다시 폭주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회사 내부에 적절한 사람이 없다는 이유도 있고 있다고 해도 안석민의 사람일 지도 모르니까.
“왜 그러세요?”
동하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는 난감한 기색을 지우고 고개를 저었다. 오늘 일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은 생각은 없기에 나는 침묵을 택했다.
동하린은 얘기하고 싶지 않아 하는 내 마음을 눈치챈 듯 금세 다시 프로젝트 쪽으로 화제를 돌렸다.
“대표님, 사실 자질로만 보면 저희 쪽은 문제 될 게 하나도 없어요. 이렇게 갑자기 요구한 게 아니었다면 분명히 모든 조건에 부합되었을 겁니다. 지금 유일하게 문제 되는 건 유씨 가문 쪽과 협력한 프로젝트가 막혔다는 거죠. 아무래도 어느 정도 영향이 가게 될 것 같은데 대표님 생각은 어떠세요?”
나는 동하린의 말에 곰곰이 생각해보다 무언가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리 현장으로 가 조사를 한다고 해도 지금쯤이면 증거도 이미 다 나왔을 텐데 왜 아직도 작업을 시작하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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