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5장 조심해요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우리 쪽에서 먼저 움직일 필요가 있다.
마희연이 그날 이장과 이장의 손주를 보았는지는 잘 모르지만 만약 봤다면 한재준도 뭔가를 알아차렸을 게 분명하니까.
조 변호사의 답변은 매우 모호했지만 이대로 증거 영상을 뿌려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걸 나는 그 모호한 말투에서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상대측에서 사생활 침해 등의 이유로 시비를 걸어와도 증거가 없는 한 어찌할 수가 없기에 큰 문제는 없다.
게다가 지금은 살인사건까지 연루되어 있으니 더더욱 그러하고 말이다.
사립 탐정 쪽은 따로 연락하지 않았지만 아마 진작에 조사를 시작했을 것이다.
“대표님, 알아보니까 이장님은 일전에 밭을 일군 것 때문에 상당한 손해를 봤다고 하더군요. 경제적으로 의지할 곳도 따로 없고요. 그런데 그런 양반이 갑자기 집을 지었어요. 사람들한테는 아들이 효도한 거라고 하지만 이장님 아들은 벌써 몇 년째 집에 돌아오지 않은 상태고 알아보니 상간녀와 도망간 뒤로는 집에 그 어떤 돈도 송금하지 않았대요. 이장님의 손자는 도박에 손을 댄 지 꽤 되는 모양이고요. 주로 포커를 친다는데 며칠 전에도 돈을 잃었다고 합니다.”
아직 스무 살도 채 안 돼 보이는데 벌써 도박에 빠졌다니, 나는 갑자기 머리가 다 지끈해졌다.
골치 아픈 인간에게 걸려버린 탓도 있고 아무래도 모든 증거를 다 내놓은 건 아닌 모양인 것 같으니 말이다.
“대표님, 지금 바로 증거들을 공개할까요?”
이렇게 되니 나도 이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나는 눈을 질끈 감은 채 요 며칠 증거를 입수할 당시의 상황을 하나하나 떠올려보았다. 사실 그 증거들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아직 우리도 모르고 있다.
만약 증거를 먼저 뿌리고 그 뒤로 네티즌들의 힘을 빌린다면?
남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올렸다고 하면 괜찮지 않을까?
나는 다시 눈을 뜬 후 동하린에게 공개하라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말을 내뱉으려는 그때 유선영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아직 증거 안 올렸죠? 어차피 올리려고 해도 내가 비번을 바꿔서 로그인이 안 될 거예요.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