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2장 약점
갑작스러운 그의 포옹에 나는 순간 머리가 멍해지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자연스레 손을 들어 안민혁을 안았다.
사실 나도 안민혁이 너무나 보고 싶었다. 하지만 굳이 내 마음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을 뿐이다.
우리는 그렇게 아무 말 없이 한참을 안고 있었고 안민혁은 그제야 아쉬운 듯 천천히 나를 놓아줬다.
나는 내 얼굴부터 귀까지 전부 빨갛게 달아올랐음을 느낄 수 있었고 얼른 손을 놓고 부끄러운 마음에 고개를 푹 숙였다.
우리 두 사람의 관계는 뭔가 이상했고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미묘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아직 안민혁을 좋아하고 있다는 건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오랜 시간을 함께했고 내가 힘들거나 아플 때마다 항상 변함없이 내 곁을 지킨 사람이었다. 언제나 나를 우선순위로 생각했고 나에게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준 사람이다. 그런데도 안민혁에게 아무 감정이 없다면 나는 그야말로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정말 안민혁과 함께할 수 없다.
삐쩍 마른 두 손을 바라보며 나는 언제 또다시 암이 재발할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고 그런 두려움이 매일매일 나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나는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자 가볍게 기침하고 아까 하던 얘기를 계속했다.
이번에는 안민혁에게 한치에 숨김도 없이 정호준 영상 속의 내용을 모두 알려줬다.
나를 통해 이 사실을 전해 듣는 게 안민혁으로서는 난감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안민혁이 이 모든 걸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아무것도 모르다가 당하는 것보다는 나으니 말이다.
안민혁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내 말을 듣고 있었다.
“영상은 내가 따로 카피해 놓았어. 하지만 경찰한테는 알리지 않았고 그래서 지금 인터넷에 떠도는 영상의 출처가 어디인지도 모르는 상황이야.”
“오빠,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내 말이 끝나자 안민혁은 그제야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영상은 진짜야. 내가 납치당했던 것도 사실이고.”
안민혁의 목소리는 다소 긴장한 것 같았고 몇 번이나 크게 숨을 들이마시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