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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장 웃음거리

세 사람은 의아하다는 듯 날 바라봤고 날 향해 손을 흔들며 가까이 다가오라 했다. 안민혁은 나를 향해 손을 저으며 말했다. “내가 옆에 있을 테니까 무서워하지 말고 여기로 와.” 안민혁은 옆자리를 통통 두드렸고 엄마와 아빠도 활짝 웃고 있었다. 그러나 난 계속 고개를 저었다. 곧 죽을 사람인 내가 부모님이랑 재회하는 건 그렇다고 해도 안민혁이 여기에 같이 있어서는 안 되었다. 안민혁은 산 사람이었고 죽지 않은 이상 이 자리에 나타나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자꾸 불길한 예감이 들었고 난 죽어버린 심장이 쿵쿵 뛰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계속 소리를 지르며 안민혁더러 자리에서 일어나라 했고 안민혁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오빠!” 난 눈을 번쩍 뜨고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그러자 온몸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다시 쓰러질 것만 같았고 온몸에 꽂힌 기계에서 이상한 경보가 울렸다. 간호사들은 순식간에 병실 안으로 들어와 나를 다독였다. “희주 씨, 괜찮아요. 이제 다 괜찮아질 거예요.” “걱정하지 마요. 여긴 병원이고 난 예나예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안면이 있는 간호사였다. 내가 강희주였던 시절부터 이예나는 날 챙겨줬는데 지금도 내 옆을 지켰다. 난 눈시울이 붉어졌으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다시 의식을 되찾으셔서 다행이에요. 소 선생님이 얼마나 걱정하셨다고요.” “의사가 곧 올 테니까 잠시 쉬고 계세요.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난 고개를 끄덕이고 질문하고 싶었지만 이예나는 바로 밖으로 나가버렸다. 홀로 침대에 남겨진 나는 다시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눈을 감으면 내 부모님과 함께 지내던 안민혁이 떠올랐다. 난 그게 단순히 꿈에 불과하다고 날 다독이며 겨우 진정할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성진은 이미 눈물 콧물을 쏟아내는 강유정을 부축해 안으로 들어왔다. “희주야, 괜찮아? 정말 죽는 줄 알고 놀랐잖아!” 강유정의 눈은 팅팅 부어버렸고 목소리가 잠겨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소성진은 간단히 내 상황을 점검하더니 길게 한숨을 내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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