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장
어젯밤 정라엘은 그에게 직접 감사 인사도, 작별 인사도 전하지 않은 채 떠났다.
강기준은 침대맡 서랍 위에 남긴 쪽지를 보았을까?
“라엘아, 왜 넋을 놓고 있어? 얼른 강 대표님에게 전화해야지. 이번에 강 대표님이 너 대신 화풀이를 해줬잖아!”
배소윤이 재촉했다.
정라엘은 곧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벨 소리가 울렸고 강기준은 느긋하게 전화를 받았다.
전화는 받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주 조용했다.
정라엘은 기다란 손가락으로 휴대전화를 꽉 잡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이때 남자의 허스키하면서도 낮은 목소리가 전해졌다.
“말 안 할 거면 끊을게.”
강기준은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
그는 언제나 그랬듯 제멋대로이며 강압적이었다.
“기준 씨, 잠시만!”
정라엘이 빠르게 입을 열었다.
“조금 전에 주 대표님과 사모님이 학교까지 찾아왔었어. 이젠 주진우 풀어줘.”
“그래.”
강기준은 짧게 말했다.
기다란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고 정라엘은 곧 작게 말했다.
“기준 씨, 고마워.”
그녀는 진지하게 감사 인사를 했다.
그러나 강기준은 우습다는 듯이 짧게 코웃음을 쳤다.
“정라엘, 넌 고맙다는 말 밖에 할 줄 몰라?”
“...”
이때 옆에 있던 배소윤이 웃으며 말했다.
“라엘아, 이번에는 강 대표님이 널 도왔으니 제대로 보답해야지.”
배소윤은 천진난만했다. 그녀가 말한 보답에는 별다른 뜻이 없었다.
그러나 그 두 글자에 정라엘은 얼굴을 붉혔다. 그녀에게는 강기준에게 보답하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었다.
지난번에 강기준이 안재민에게서 그녀를 구해주었을 때 정라엘은 그에게 보답했다.
이번에 강기준이 또 그녀를 구해주었으니 또 그에게 보답해야 하는 걸까?
정라엘은 강기준이 무엇 때문에 정아름의 요구를 거절한 것인지 깊이 파고들고 싶지 않았다. 괜한 착각을 하기보다는 그를 도와 거래 하나를 성사하는 게 나았다. 빚지고 살 수는 없었다.
정라엘은 흰 치아로 붉은 입술을 깨물면서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기준 씨, 도와줘서 고마워. 기준 씨에게 보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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