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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장

강기준은 육지성이 올린 게시물을 보게 되었다. 서진대학교 운동장 사진이었다. 비록 얼굴은 찍지 않았지만 바닥에 그림자 두 개가 보였다. 한 그림자는 가녀렸고 다른 그림자는 멋졌다. 누가 봐도 정라엘과 육지성의 모습이었다. 육지성은 심지어 최고의 생일 선물이라는 글까지 적었다. 그 SNS는 곧 화제가 되었고 육지성의 친구들은 너도나도 댓글을 달았다. [지성아, 오늘은 네 생일인데 좀 더 화끈한 밤을 보내야 하지 않겠어?] [왜 학교 운동장에 있는 거야? 지성아, 스위트룸 준비해 줄까?] [너희가 뭘 알겠어? 지성이는 오늘 기숙사에서 밤을 보낼 예정이라고.] [여대생이랑 사귄다니, 최고다.] 강기준은 댓글을 보자 목이 타들어 갔다. 그는 정라엘의 기숙사와 그녀의 핑크색 침대를 떠올렸다. 강기준은 얼마 전 거기서 잔 적이 있었다. 강기준과 정라엘이 그 침대에서 잤었다. 오늘 밤 육지성도 그 침대에서 잘까? 강기준은 시선을 내려뜨렸다. 그와 육지성은 많은 여자들이 감히 넘보지도 못하는 상대였다. 그런데 둘 다 정라엘의 침대에서 밤을 보내다니, 사람들이 안다면 아마 수완이 좋다면서 감탄했을 것이다. 이때 조서우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강기준의 안색이 좋지 않은 걸 보고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대표님, 사모님과 육지성 씨 일 때문에 언짢으신 겁니까?” 강기준은 말없이 셔츠 단추를 풀었다. “대표님, 그럴 필요 없으세요. 대표님은 줄곧 정아름 씨를 좋아하셨잖아요. 사모님이 누구와 만나든 대표님과는 무관한 일이에요. 얼마 전 육지성 씨께 물었을 때 대표님께서는 사모님과 만나도 괜찮다고 하셨죠. 그런데 무엇 때문에 두 분이 정말로 사귀자 언짢아하시는 건지 모르겠어요...” 조서우는 입을 다물었다. 강기준이 시선을 들어 그를 바라봤기 때문이다. 조서우는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았다. “그러면 전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조서우는 서둘러 도망쳤다. 조금 전 강기준의 눈빛은 사람을 죽일 듯했다. 너무 무서웠다. 커다란 사무실 안에 적막이 감돌았다. 강기준은 서류를 들었다가 책상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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