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3화
유담은 그 비싼 장난감들을 바라보았는데, 그것은 모두 최신형과 각종 한정판이었고 딱 봐도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그는 쉽게 시선을 떼지 못했다.
녀석의 이런 모습을 보고 미자는 긴장이 많이 풀렸다. 그녀는 이 녀석의 환심을 사기 위해 특별히 사람들 시켜 이 많은 장난감들을 준비했는데, 보아하니 나름 보름이 있는 것 같았다.
미자가 한창 생각하고 있을 때 유담은 시선을 돌렸다.
"이 장난감들은 모두 좋아보이지만 우리 엄마는 남의 물건을 함부로 받지 말라고 하셨어요. 나는 당신들이 나를 데려온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내가 없어진 걸 알면 우리 엄마는 조급해할 거예요. 그러니까 나를 집으로 보내줘요, 부탁할 게요.”
유담은 당당하게 말했다. 비록 그는 이런 것들을 매우 좋아하지만, 자신의 엄마와 비교하면 모두 중요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어릴 때부터 이유 없이 남의 물건을 함부로 받지 말라는 교육을 받았고, 지금 갑자기 튀어나온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그에게 이렇게 잘해 주었으니 그는 자꾸만 수상하다고 느꼈다.
유담이 뜻밖에도 자신을 남이라 말하고 또 수현을 찾겠다고 떼를 쓰는 것을 보자 미자의 안색은 많이 어두워졌다.
"유담아, 넌 온 씨 가문의 아이야. 앞으로 여기에 남아 네 아빠와 함께 있으면 얼마나 좋니? 네 엄마는 지금 다른 사람과 결혼하려고 하잖아, 그럼 나중에 그들에게 또 다른 아이가 생길텐데, 어떻게 지금처럼 너한테 잘해주겠어."
"헛소리하지 마요!"
유담은 이 말을 듣자마자 바로 다급해졌다.
"우리 엄마는 다른 아이가 생겼다고 해서 나를 무시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게다가 은서 아빠도 그런 사람이 아니고요."
유담은 그제야 그들의 속셈을 알아차렸다. 자신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라고 하는 이 사람들은 악의를 품고 그를 강제로 이 곳으로 데려왔을 뿐만 아니라 또 그를 세뇌해서 자신과 엄마 및 은서의 관계를 이간질하려고 했다.
유담은 더 이상 그들과 쓸데없는 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침대에서 뛰어내려와 스스로 떠날 방법을 생각하려고 했다.
그는 가연의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있었다. 설령 이 사람들이 그를 도와주지 않더라도 그녀는 자신을 엄마의 곁으로 데려다 줄 것이다.
하지만 나가자마자 입구에 검은색 양복을 입은 두 명의 키가 큰 경호원이 그를 가로막았다.
"작은 도련님, 그냥 여기 가만히 있으시는 게 좋을 겁니다. 함부로 뛰어다닐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비록 경호원의 말투는 무척 공손했지만, 그의 뜻 역시 분명했다. 그들은 절대로 유담을 이대로 보내지 않을 것이다.
유담은 이제야 자신이 이 두 사람에 의해 완전히 감금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녀석은 입술을 꽉 깨물고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손에 든 고농도 마취제를 쓰면 한두 명 정도는 쓰러뜨릴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 두 사람 뒤에는 또 경호원 몇 명이 있었기에 유담은 한 번에 열 명을 해치우는 비현실적인 생각을 포기했다.
유담은 묵묵히 방으로 돌아갔다. 억지로 맞서면 틀림없이 실패할 것이기에 그는 침착해지며 다른 방법이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미자는 그가 다시 돌아오며 나가겠다고 소란을 피우지 않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서둘러 앞으로 다가갔다.
"유담아, 너는 아직 이곳에 대해 익숙하지 않을 뿐이야. 함께 지내다보면 너도 아빠와 할머니가 모두 진심으로 너에게 잘해 준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유담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을 하지 않았다.
미자의 이런 자화자찬에 대해 그는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만약 정말 그에게 잘해주려 한다면 당연히 그의 의사를 존중하고 그가 엄마와 함께 있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는 그녀의 허튼소리를 믿지 않을 것이다.
녀석의 태도가 냉담한 것을 보고 미자는 마음이 좀 아팠지만 이로 인해 좌절하지 않았다.
‘어린아이니까 낯을 가리는 것도 당연하지.’
미자는 시간을 확인했다.
"시간도 늦었으니까 내가 사람 시켜 너한테 맛있는 거 해줄게. 뭐 먹고 싶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