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4화
수현은 안색이 좋지 않은 채 그곳에 잠시 앉아 있다가 결국 일어나 이 빌딩을 나섰다.
결국 여기에 계속 머무르는 것도 소용이 없으니, 그녀는 차라리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이 낫다.
수현은 길을 걷다가 언론 쪽에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법적 수단이 통하지 않는 이상 그녀는 언론으로 폭로를 시도해 보려고 했다.
온가네도 어디까지나 명문 가문이었으니, 양육권을 다투는 이런 집안일을 세상에 알리고 싶지 않을 것이다.
수현은 한 신문사에 전화를 했는데, 신문사는 그녀가 명문 가문의 자식 쟁탈에 관한 일을 폭로한다는 것을 알고 매우 기뻤지만, 수현이 온가네 일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자마자 바로 거절했다.
"이봐요 아가씨, 당신은 너무 단순하군요. 온가네한테 덤비다니, 당신은 온가네와 관련된 소식이라면 모든 매체가 발표하기 전에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거 몰라요? 우리는 당신을 도울 수 없어요."
기자는 뉴스를 원했지만 자신의 밥그릇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망설임 없이 수현을 거절하고 전화를 끊었다.
수현은 실망에 빠졌다. 그녀는 온가네의 세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들이 뜻밖에도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
수현은 포기하려 하지 않고 또 다른 미디어에 연락하였지만 얻은 답은 모두 같았다. 그들은 이런 일에 관여할 수 없으니까 그녀를 도와줄 수 없었다.
마지막 번호까지 다 연락해봐도 수현은 그녀를 도와 뉴스를 보내려는 미디어를 찾지 못했다.
수현은 깊은 무력감을 느꼈고, 마침내 왜 어르신이 그녀에게 그런 말을 할 때 그렇게 자신감이 넘쳤는지 알게 되었다.
그는 확실히 이런 말을 할 자본이 있었다. 그가 원한다면 그녀와 같은 평범한 백성들은 마치 불쌍한 개미처럼 발버둥칠 여지도 없었다.
수현은 다시 한번 이런 무력감을 느꼈다. 처음에는 자신의 어머니가 병원에 있을 때 차가네 사람들이 병원비를 내는 것을 도와주고 싶지 않다고 했을 때였다.
그녀는 눈빛이 공허해지며 무거운 두 다리를 이끌고 앞으로 걸어갔다. 목적지도, 아무런 생각도 없이 마치 넋을 잃은 것 같았다.
이렇게 거리에서 서성거리다 그녀는 펑 하고 급히 지나가던 행인과 어깨를 세게 부딪쳤다.
수현은 바로 균형을 잃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녀와 부딪힌 사람은 이 상황을 보고 얼른 사람을 일으켜 세웠다.
"미안해요, 실수로 부딪쳤어요. 괜찮아요?"
수현은 멍하니 있으며 그의 말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 사람은 수현이 이러는 것을 보고 속으로 중얼거리다가 또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얼른 도망갔다.
거기에 한참 멍하니 서 있다 수현은 주머니에 있는 핸드폰이 울리자 바로 정신이 들었다.
확인해보니 뜻밖에도 유담에게서 온 전화였다.
수현은 놀란 나머지 얼른 얼굴의 눈물을 닦은 후에야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유담이니?"
수현은 가능한 한 평온을 유지했다. 비록 왜 온가네 사람들이 유담더러 자신에게 연락하는 것을 허락했는지 모르지만 녀석이 그녀를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유담아, 너 잘 지내고 있는 거야?"
유담은 수현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눈시울이 빨개졌다. 그는 그녀에게 자신은 조금도 온가네에 있고 싶지 않다고, 그는 단지 엄마와 함께 있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유담은 지금 이런 말을 하는 것은 그들을 더욱 괴롭게 할 뿐이라는 것을 알고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네, 잘 지내고 있어요. 엄마, 너무 걱정할 필요 없어요. 엄마 혼자서도 밥 잘 챙겨먹고 다녀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