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8화
그 말에 무진은 두피가 저렸다. 그는 요 며칠간 집에서 발생한 일을 은수에게 말했다.
"아, 그렇지 않으면 수현 씨더러 나 대신해서 그녀에게 사과하라고 하면 안 돼? 나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은수는 무진이 모처럼 난감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재미있다고 느꼈다. 그는 오히려 이 결정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고 느꼈다.
그는 가연이 무진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무진도 그녀를 싫어하지 않고 심지어 자발적으로 그녀를 배려까지 하는 것 같았다.
은수도 결혼하고 나서 사랑에 빠지는 이런 일을 겪었기에 그는 그들이 정말 어울린다고 느꼈다.
"나는 오히려 너의 이 생각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가연 씨의 인품은 적어도 보증이 있지. 너희들이 가짜 결혼하면 미래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고. 게다가, 그녀는 너에게 신세를 진 적이 있으니 너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을 거야."
무진은 어이없이 은수를 바라보았다. 왜 이 녀석은 재밌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그의 분석을 들어보니 확실히 그런 것 같아 무진은 턱을 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만약 다른 여자라면, 무진은 거절할 것이고 더군다나 불필요한 치근덕거림이 생길까 봐 두렵지만, 가연의 내막을 알고 있고, 자신의 가족들도 결코 그녀를 배척하지 않는 것 같다. 그와 그녀가 가짜 결혼을 하면 마침 그녀를 도와 집안의 그 일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그녀에게도 완전히 밑지는 거래는 아니기에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에 속했다.
무진이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을 때 은수는 그의 어깨를 힘껏 두드렸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이렇게 정해 그냥. 너 지금 그녀를 찾아가 이 일을 상의하고 수현에게 내 상처가 감염됐다고 말해줘. 지금 수술실에 끌려갔다고 말이야. 그녀가 나 보러 오는 지 안 오는지 한 번 보자."
그의 말을 들은 무진은 어이가 없었다. 이 녀석과 이렇게 많이 말했는데, 그의 더 주요한 목적은 자신더러 그의 말을 전하게 하는 것이었다니.... 정말 음험하고 교활한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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