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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3장

"어떻게 산이 형을 설득한 거야?" "다 방법이 있어요." 그녀는 그의 옆에 앉아 입을 열었다. "시준 씨, 당신이 날 잊게 내버려 둘 수 없어요. 나의 청춘, 그리고 모든 열정과 사랑이 다 당신과 연결돼 있어요. 우리의 과거는 당신이 지우고 싶다고 해서 지워지는 게 아니에요. 당신이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고 해서 내가 물러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박시준은 주먹을 꽉 쥐고 어떻게 그녀의 말에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는 위협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는 그녀에게 손을 댈 수도 없었다. 그녀에게 손을 쓴다고 해도 여기에서 그럴 순 없었다. "정말 나한테 아무 느낌 없어요?" 그녀는 그의 손을 꼭 쥐고 말했다. "고개를 돌려 날 봐요." "뭐라는 거야?" 그는 차갑게 비웃었다. "당신은 자신의 마음을 잘 숨긴다는 걸 잘 알아요. 전 당신이 날 다 잊었다는 걸 안 믿어요." 그녀는 미친 듯이 안간힘을 다해 그의 손을 꼭 잡고 다른 한 손을 그의 목에 감더니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그의 익숙한 숨결이 그녀의 마음속에 있던 모든 감정을 불러냈다. 지금은 다른 여자의 남편이라는 것이 떠올랐고, 자신에게 이토록 차갑게 대한다는 사실에 그녀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녀의 뜨거운 눈물이 그의 얼굴에 떨어졌다. 그는 갑자기 그녀를 밀치고 화가 난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진아연, 예전에도 이런 악랄한 수단으로 날 갖고 놀았던 거야?" "그래요!" 그녀는 빨간 입술을 깨물고 그의 말에 대답했다. "그러니 나한테 놀아나는지 한 번 해볼래요?" 그는 그녀의 말에 화가 났다. 그녀를 정말 죽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마침내 그는 앞에 놓인 검은색 노트에 분풀이했다. 그는 노트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려 했다. "시준 씨, 날 정말 잊은 거예요?" 그녀는 훤칠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을 비웃듯 말했다. "당신이 날 속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이었네요." 그의 발걸음이 멈칫하더니 밖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그가 떠난 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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