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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1장

라엘은 화가 났다. 화가 아주 많이 났다. 하지만 아직 아이라 얼마 안 가 곧 영상통화를 받았다. "나한테 영상통화는 왜 걸어?” 라엘이 씩씩 거리며 영상 통화 속 한이를 바라보며 소리 질렀다. “날 모른 체하잖아, 그냥 영원히 모른 체하지 그래?” 한이는 화가 난 라엘을 바라보며 설명했다. “전학 온 지 얼마 안 돼서 좀 바빠. 그리고 엄마가...” "엄마가 왜? 날 버린대? 내가 엄마한테 전화해도 안 받고. 나 지금 화났어.” 라엘이 소리 지르는 바람에 박시준이 다가왔다. 오늘 박시준은 라엘과 지성이를 데리고 쇼핑하러 나왔다. 라엘의 학교는 여름방학을 앞두고 파티를 개최했다. 박시준은 라엘과 함께 라엘의 옷과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사려 했다. 박시준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나자 한이는 입가까지 나온 말을 도로 삼켜버렸다. "널 버리는 게 아니야. 내가 떠나기 전 별로 안 바쁠 때 전화하겠다고 했잖아.” 한이는 여기까지만 설명하고 더는 말하고 싶지 않았다. “너의 아빠랑 계속 쇼핑해.” 한이는 영상통화를 끊었다. 라엘은 박시준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오빠가 날 버리는 게 아니래요.” "엄마는 어때? 엄마 봤어?" 박시준의 물음에 라엘은 고개를 숙였다. 라엘은 엄마를 보지 못했고 엄마의 설명도 듣지 못했다. 마음은 여전히 답답하기만 했다. "라엘아, 예전에 널 엄마한테 보내려 했었어. 하지만 엄마의 태도가 모든 걸 설명해 주잖아. 앞으로 엄마가 후회하고 너의 양육권을 원한다고 해도 난 주지 않을 거야.” 박시준은 딸에게 조용히 설명해 줬다. “아빠가 잘 돌봐줄게.” "엄마도 아빠를 믿지 않는데 제가 어떻게 아빠를 믿을 수 있겠어요? 엄마는 절 모른 체하고 오빠도 그저 절 달래느라 저렇게 말하는 거예요. 선택할 수 있다면 엄마랑 아빠 중 전 누구도 선택하지 않을 거예요.” 말을 마친 라엘은 지성이에게 다가갔다. “동생이 아쉽지만 않았어도 세연이 삼촌한테 갔을 거예요.” 박시준은 김세연의 존재를 잊을뻔했다. "라엘아, 방학 때 삼촌한테 가도 돼. 하지만 평소에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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