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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6장

전화기 너머로 진아연의 호흡이 갑자기 무거워졌다. 박시준은 여소정의 말을 듣고 곧 그녀가 진아연과 통화 중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다른 사람이 반응하기도 전에 그는 성큼성큼 침대 옆에 다가가 여소정의 휴대폰을 가로챘다. "진아연, 휴대폰을 계속 꺼놓고 연락을 안 하니 기분 좋아?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 그는 휴대폰을 손에 들고 성큼성큼 발코니로 걸어갔다. 라엘은 그가 엄마의 이름을 부르는 걸 듣고 뒤따라갔다. 하지만 박시준이 발코니에 나서는 순간 문을 닫아버렸고 라엘은 그렇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진아연은 박시준의 목소리에 호흡이 가빠졌다. “뭘 하려는 게 아니에요.” 그녀는 억지로 마음을 다잡았다. “정말 연락하고 싶으면 어떻게든 연락이 되겠죠. 제가 연락이 안 된다고 하는데 그건 당신이 저랑 연락하려는 마음이 없어서가 아닐까요? 그리고 우린 이혼했는데 연락할 필요도 없어요.” 박시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호통쳤다. “당신 말이 맞아. 앞으로 당신은 당신 갈 길을 가고 난 내 갈 길을 갈게. 라엘의 양육원은 절대 당신에게 안 줘. 앞으로 당신이 나한테 빌기 전에는 절대 애를 볼 생각을 하지 마. 내가 안 보여줄 거야.” 그의 말에 진아연은 어리둥절해졌다. 그가 '절대 당신에게 안 줘.’ 라고 한다. 그 말은 그녀에게 양육권을 줄 생각이 있었다는 말인가? "진아연, 당신 참 수완이 대단해.” 박시준은 불만으로 가득 찼다. “일부러 휴대폰을 꺼놓고 누구하고도 연락하지 않으니, 우리가 이혼할 때 내가 당신과 아이들이 연락하지 못하도록 한 줄로 사람들이 오해하잖아. 라엘이 날 미워해. 당신이 이렇게 하는 건 우리 부녀 사이를 멀어지게 하고 무사히 라엘을 얻으려는 거야? 내가 진지하게 대화하려고 할 때 모른 척하더니 앞으로 당신이 무슨 수단을 쓰든지 당신이 원하는 걸 얻을 수 없을 거야.” 박시준의 진지하고 거친 말투를 들은 진아연은 그녀가 앞을 볼 수 없는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별로 궁금하지 않았다. 그녀가 앞을 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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