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2장
조지운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갑자기 덜컥 겁이 났다.
눈까지 멀어버린 진아연에게 어떻게 그토록 무자비하게 굴 수 있냐고 박시준에게 물었다가, 박시준이 그 또한 가차 없이 잘라버리는 건 아닐까?
그는 오랜 시간 동안 박시준과 함께였다. 먼저 나서서 이곳을 떠나고 싶지는 않았다.
지금 박시준이 하는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박시준 곁에 머무르고 싶었다. 대표님 곁에서 그가 이렇게까지 변해버린 이유를 찾을 수 있을지 알고 싶었다.
한 시간 후, 박시준이 회사에 도착했다.
조지운은 그를 따라 사무실로 들어갔다.
"몸은 좀 어때?" 박시준이 그를 흘끗 쳐다보며 물었다.
"괜찮아졌어요."
"왜 그렇게 칠칠치 못한 거야?" 박시준이 사무실 의자에 앉아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살이 많이 빠졌군."
"그곳에 호흡기 질병이 유행하는 줄 몰랐습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 식사하러 갔다가, 다음 날 바로 옮아버렸어요." 조지운이 말했다. "진명 그룹에 새로운 부회장을 들이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요."
박시준이 서류철에서 서류 봉투를 하나 꺼내어 그에게 건넸다.
조지운이 서류 봉투를 건네받아 열어보더니, 안에서 이력서 한 부를 꺼냈다.
"이분, 경력이 정말 화려하네요." 조지운이 이력서를 다시 서류 봉투에 넣어 박시준에게 돌려주었다.
“친구가 추천한 사람이야.”
"그렇군요, 대표님의 면접까지 통과한다면, 한번 맡겨볼 수 있겠어요." 여기까지 말하고는, 조지운이 잠깐 망설이는 듯하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 "대표님, 정말로 앤 테크놀로지를 무너뜨릴 생각이세요?"
그의 말에 박시준이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난 진명 그룹을 크게 성장시키고 싶어. 하지만 그게 앤 테크놀로지를 무너뜨리고 싶다는 뜻은 아니야. 난 무슨 일을 하건, 최고가 되고 싶거든. 이의 있나?"
조지운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단지 그게 다라면, 이해가 되네요. 혹시 대표님께서 진아연 씨와의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그러시는 건 아닐까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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