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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장

그의 전화를 본 진아연은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자존심이 그렇게 강한 그라면 그녀가 전화를 끊으면 다시는 전화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박시준은 전화가 몇 초 만에 끊어지는 것을 보고 멍해졌다. 진아연이 그의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은 그도 이해할 수 있었다. 결국 그녀에게 상처를 준 건 자신이었으니까. 하지만 이건 끊어도 너무 빨리 끊는 거잖아! 그는 당황했고 슬펐다. 하지만 진아연이 그가 이대로 물러날 거라 생각했다면 그녀는 그를 너무 과소평가한 것이다. 그는 장 이모의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그는 진아연에게 전화하기 전에 이미 명분을 생각해 놓았다. 지성이가 열이 났다고 들어서 전화해 물어보려던 것이라고 얘기하려 했다. 장 이모가 전화를 받아도 이 구실을 댈 생각이었다. 그 결과 장 이모도 그의 전화를 끊었다. 박시준은 얼어붙은 표정으로 전화가 끊긴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사직한 지 반달도 안 되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매정할 수 있지?! 수십 년간의 고용 관계가 진아연과의 짧은 정보다 못하다고? 너무 가슴 아팠다! B국. 박시준의 전화를 잔인하게 끊은 장 이모는 진아연이 안도하는 것을 보았다. 장 이모는 바보가 아니었다. 진아연이 방금 전화를 끊었을 때 장 이모는 똑똑히 보고 있었다. 그리고 진아연은 전에 장 이모에게 박시준과 연락하지 말라고 말했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장 이모는 더욱 진아연 앞에서 박시준의 전화를 받을 수가 없었다. 박시준과 연락하더라도 비밀리에 해야 했다! "아연 씨, 저도 대표님의 전화를 받지 않았어요."장 이모는 휴대폰을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하지만 이렇게 전화하신 걸 보면 급한 일이 있는 거 아닐까요?" 진아연은 고개를 저었다. "아마도 지성이가 감기 걸린 걸 묻고 싶었을 거예요." 방금 마이크와 통화할 때 그녀는 마이크에게 그와 설명하라고 했고, 마이크도 자신이 말한 대로 했을 것이라 믿었다. 그래서 그녀는 그의 전화를 받아 지성이에 대해 다시 얘기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요? 지금 이 시간에 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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