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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고준서의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진소희는 눈을 커다랗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 일은 그녀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였다. 당시 사주가의 말 한마디 때문에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그녀는 친척들에게 버림받았을 뿐만 아니라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했으며 비 오는 어느 날 밤 홀로 죽을 뻔한 적도 있었다. 더는 버티기 힘들었던 그녀가 죽음을 택하려던 순간 고준서는 그녀에게 사람마다 각자의 운명이 있기에 서로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고준서는 또 그녀에게 부모님은 그녀를 더 잘 지키기 위해 하늘나라로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준서는 그녀에게 평생을 걸고 그 헛소문을 반드시 깨 버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 그 일이 오히려 그녀를 찌르는 칼날이 되었다. 진소희의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졌지만 그녀의 입가에 맺힌 미소는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아무리 사랑해도 시간 앞에서는 무너지는 법이었어. 준서의 눈에 나는 그런 존재였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방식으로 복수할 수 있을 만큼 비열하고 추악한 사람이었어.’ 해명할 기력마저 잃었지만 목을 곧게 뻣뻣이 세운 채 가슴 속 가득 찬 억울함과 고집으로 맞서고 있었다. “준서야, 나는 내가 하지 않은 일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으니 주유린이 죽든 살든 나랑 상관없어. 이제 너도 나와 아무 상관이 없어.” 말을 마친 그녀는 온 힘을 다해 그의 손을 뿌리치고는 눈가의 눈물을 닦아내며 고개를 쳐들고 문을 열었다. 하지만 대문까지 막 걸어 나가려는 순간 문이 밖에서 닫혀버렸다. 그때 뒤에서 염라대왕 같은 고준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희야, 네가 사과할 마음이 없다면... 내가 무엇을 하든지 원망하지 마.” “여기 사모님을 미드 나잇으로 모셔라! 사과할 마음이 생길 때까지 그곳에서 지내게 해.” 진소희의 발걸음이 얼어붙었다. 그녀는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 “준서야, 방금 뭐라고 했어?” 미드 나잇은 서울 최대의 유흥 업소였다. 남자들에게는 천국이었지만 여자들에게는 지옥 같은 곳이었다. 그런데 고준서는 그곳으로 그녀를 보내겠다고 했다. 진소희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지만 돌아온 것은 그의 단호한 말뿐이었다. “소희야, 이번에는 네가 정말 지나쳤어. 주유린의 과거를 경멸한다면, 직접 그때 주유린이 어떻게 목숨 걸고 살아남았는지 경험해 봐. 그래야 네가 조금은 정신을 차리게 될 테니까.” 고준서의 얼굴은 냉담하기 그지없었다. 잃었다가 되찾은 소중한 연인이자 지금의 아내라는 사실을 완전히 잊은 듯 눈빛에 서린 한기는 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진소희의 마음속은 극심한 절망으로 가득 차올랐다. 발걸음을 돌려 도망치려는 순간 옆에 있던 경호원들이 그녀를 단단히 붙잡아 꼼짝도 못 하게 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개미가 황소 무릎을 무는 격이었다. 자신이 묶인 채로 차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며 진소희의 가슴속에서는 더 이상 아무런 파동도 일지 않았다. 그녀는 의자 등받이에 무기력하게 기대어 앉아 영혼을 잃은 인형처럼 부서진 눈빛으로 고준서를 응시했다. “준서야, 나를 풀어줘. 내가 너를 미워하게 만들지 말아 줘.” 그러나 고준서는 아랑곳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약간의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눈빛과 나무라는 시선을 보냈다. “소희야, 잘못했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옳고 그름을 가리지 못하면 안 돼. 너를 위해 이러는 거야. 나중에 더 큰 잘못을 저지르기 전에.” 말을 마친 그는 멀리 물러나 그녀를 더 이상 보지 않았다. “이 기사, 출발해.” 이후 며칠은 진소희에게 일생의 악몽이 되었다. 미드 나잇의 엄격한 계급 질서는 마치 조선시대의 신분제도와도 같았다. 각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뒤틀린 욕망은 새로 들어온 신입을 보는 순간마다 광기의 축제로 폭발했다. 첫날부터 그들은 진소희에게 독한 술을 억지로 먹여 피를 토하게 했으며 채찍으로 몸을 마구 때려 그녀의 온몸에 상처를 입혔다. 그들은 이것이 환영식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우애를 표시한다며 담배꽁초로 그녀의 쇄골에 지독하게 흉터를 남겼다. 한 손님이 그녀가 고준서의 아내인 것을 알아보고 거액을 지불하며 그녀를 지목했다. 하지만 그녀를 구해주거나 술을 함께 마시려는 것이 아니라 개 목줄을 채워 무릎을 꿇려 개처럼 로비를 돌게 했다. 진소희가 거부하자 끊임없는 주먹과 발길이 이어졌으며 피비린내가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진소희가 자신이 맞아 죽을 것 같다고 생각할 때야 비로소 누군가가 말렸다. “아이고, 진정하세요. 이분은 고 대표님이 특별히 부탁해서 잘 보살피라고 한 분인데, 죽이시면 우리가 책임지기 어려워요.” “흥, 고준서가 죽지만 않으면 마음대로 해라고 한 거 누가 모를 줄 알아? 나도 분수는 있어. 상관하지 마!” 이 말을 들은 후 모든 사람은 아무 거리낌 없이 행동했으며 지나가던 개조차도 그녀를 물고 지나갈 정도였다. 그녀는 두 번 도망쳤지만 문을 나서자마자 고준서의 경호원들에게 바로 잡혀 돌아왔다. 그 후에 미드 나잇 사장님은 몽둥이로 그녀의 등을 내리치며 가혹한 교훈을 주었다.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던 그녀는 그저 이를 악물고 입안 가득한 피비린내를 삼켰다. 강명자가 정해준 이별 날짜가 다가오자 진소희는 죽을 각오를 하고 손님이 던진 술병을 향해 돌진해 머리를 부딪혔다. 그 자리에서 피를 쏟으며 쓰러진 그녀는 즉시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하지만 의식을 되찾았을 때 그녀가 처음 마주하게 될 얼굴이 주유린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눈에 띈 것은 그녀 목에 걸린 진주 목걸이였다. 진소희의 동공이 축소되었다. ‘저건...엄마의 유품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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